<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 키워드는 `똘똘한 기술주` 입니다.
<기자>
지난 2년간 미국 증시를 주도했던 기술주의 주가가 추락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기술주의 위기를 불렀는데요.
하지만 월가에서는 기술주 중에서도 엔데믹 시대에도 성장할 곳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의 키워드를 `똘똘한 기술주`로 잡았습니다.
<앵커>
어떤 곳이 똘똘한 기술주로 꼽힙니까?
<기자>
6월 첫 거래일에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 3대 주요 지수는
U자 모양을 그리며 하락세로 마감했는데요.
하락장 속에서도 9.8% 주가가 급등한 기술주가 있었습니다.
바로 세일즈포스입니다.
<앵커>
왜 이렇게 주가가 급등한 겁니까?
<기자>
세일즈포스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데다,
월가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인데요.
배런스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1분기에 74억 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24% 증가한 수준인데요.
회사가 제시했던 73억 7,000만~73억 8,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월가의 예상치인 73억 8,000만 달러도 상회했습니다.
<앵커>
세일즈포스는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세일즈포스는 세계 1위의 CRM 기업입니다.
CRM 이라고 하면 생소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로 우리 말로 하면 고객 관계 관리죠.
기업이 고객과 관련된 내외부 자료를 분석하고 통합해
고객 특성에 맞게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지원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와 이를 통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텐데요.
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가 바로 세일즈포스입니다.
<앵커>
CRM 하면 기존에 오라클이라는 강자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세일즈포스는 기존 오라클과 달리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CRM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면서 이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CRM 시장 점유율로 보면 2019년을 기준으로 세일즈포스가 18.4%로 업계 1위를 차지합니다.
이어서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캐시 랭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2025년까지 세일즈포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은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세일즈포스의 목표 주가를 340달러로 제시했고요.
JP모간 역시 "세일즈포스는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현명한 베팅"이라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목표 주가를 316달러로 높여 잡았습니다.
모건스탠리 역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며 세일즈포스를 유망 기술주로 꼽았습니다.
<앵커>
기술주가 위기인데 왜 이 기업은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겁니까?
<기자>
엔데믹 체제로 전환하면서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것은
소비자 대상 플랫폼, 그러니까 B2C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B2C와 달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분야인데요.
이 분야의 경우는 어느 정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로 급격하게 진행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서
사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려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줌도 기업용 서비스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엔데믹 시대에도 원격근무가 유지되면서 영상회의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또 다른 특징이 있습니까?
<기자>
B2C 기업이라는 특징 이외에도 최근 주가가 급락하는 기술주는 1분기 저조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실적을 통해서 성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의미겠죠.
그런데 세일즈포스의 경우는 실적이 상대적으로 탄탄하면서 주가 낙폭이 컸죠.
현재 176달러 수준인 주가가,
지난 5월 19일 155달러 수준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추천할 만한 또 다른 기술주가 있을까요?
<기자>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사이버 보안 업종을 꼽았는데요.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수요가 강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는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기업의 사이버 보안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분야에서는 팰로앨토와 체크포인트,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을 꼽았습니다.
<앵커>
기술주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일부는 저점 매수의 기회로 봐도 될까요?
<기자>
네. 이미 기술주가 하락했을 때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은 투자자들이 있죠.
대표적인 것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입니다.
그는 1분기 애플의 주가가 하락했을 때 애플 주식 6억 달러 어치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밝혔죠.
실제로 월가에서는 기술주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전에
옥석 가리기를 통해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많은 기술주가 현재 52주 최고치에서 3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된다"며 매수를 권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술주는 주가가 많이 빠져도 위험하겠지만,
똘똘한 기술주 가운데 낙폭이 큰 종목은 저가 매수로 접근할 만하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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