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13년 9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대를 뚫었습니다.
이미 물가안정대책을 내놨지만, 기름값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판단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카드도 또다시 꺼내들 것으로 보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경유 45%, 밀가루 26%, 치킨 11%, 전기·가스·수도 10%….
지난달 소비자 물가 오름세입니다. 기름값부터 먹거리, 공공요금까지 안 오른 게 없습니다.
전반적으로는 1년 전보다 5.4%나 오른건데, 5%대 물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여만에 처음입니다.
체감물가는 더 올랐습니다.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6.7% 뛰어 2008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모두 이러한 5%가 넘는 고물가 상황이 적어도 7월까지는 이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습니다.
[어운선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국제유가 상승, 국제 곡물가격 상승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물가 상승요인들이 지금 완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고요. 다음 달에도 상당 폭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삐 풀린 물가에 다급해진 정부는 수입관세 인하, 부가가치세 면제와 같은 민생안정대책이 실제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령개정 등의 후속절차를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다음달 말로 끝나는 유류세 30% 인하 조치도 한차례 더 연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미 리터당 2천원대을 돌파한 휘발유와 경유값이 하반기에도 계속 오를 것이란 판단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물가 요인인 대외 변수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내부적으로도 2차 추경 집행과 거리두기 해제가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고민입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 : 6~7월 사이 최악의 상황일 경우 (물가 상승률이) 6%가 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성장은 맞는데 (스태그플레이션이 되려면) 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 나와야 하거든요.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볼 수 있죠.]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성장률마저 2%대 중후반으로 낮춰잡을 전망.
정부가 `저성장·고물가`를 공식 인정할 경우, 경기침체 속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도 더 커질 것이란 우려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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