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DC코믹스 장르 한정…코믹스만 보면 웹툰이 상위"
"미국 시장, 만화 IP 영상화 익숙…현지 에이전시와 협력 중"
아이언맨부터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그리고 토르까지. 전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저스`도 마블 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미 지역의 만화 앱 카테고리에선 국내 웹툰이 마블, DC코믹스보다 상위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웹소설·웹툰 법인인 타파스미디어의 김창원 대표는 DC, 마블코믹스와 같은 전통적인 코믹스 앱의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이용자 친화적인 UI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웹툰의 미래가 더 밝다는 설명인데요.
김창원 대표에게 미국 현지에서의 한국 웹툰의 위상과 성공 이유에 대해 직접 물었습니다.
(☞ 관련기사 : "한국은 좁다"...K-웹툰도 초격차)
● 미국 시장에서 한국 웹툰의 위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아직 메인스트림이라고 얘기하긴 조금 이른 것 같고요. 지금은 어떻게 보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단계 내지는 저변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네이버웹툰이라든지 타파스 같은 앱들이 사실은 자리를 코믹스 카테고리 안에서는 자리를 잡은 상태이긴 하거든요. 북미의 코믹스라는 앱 카테고리로 봤을때 거의 1~2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DC, 마블이라든지 전통적인 코믹스 앱들은 설 자리는 없는 것 같고요. 코믹스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놓고보면 웹툰이 상위에 있는 건 맞아요. 그렇다고 해서 한국처럼 많은 사람들이 국민의 반이 본다든지 아직까지 그러고 있지는 않고요. 주된 이용자 층은 10대, 20대 여성이 많은 것 같아요. 로맨스라든지 판타지와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10~20대 여성층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시장으로 놓고 보면 형성 단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웹툰이 DC, 마블 코믹스보다 상위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아무래도 DC나 마블 같은 경우는 종이책이잖아요. 또 소구하는 시장이 좁은 시장이거든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코믹콘에 간다든지 긱 컬쳐를 구성하는 사람들을 놓고 보면 시장이 큰 시장은 아니에요. 그런데 IP가 영상화가 되고 영화라든지 TV로 방영되면 많은 사람들이 보는 거죠. 디즈니, 워너브라더스도 영화, TV로 정말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그것은 IP를 가지고 활용한 사례입니다. IP를 만들어내는 미디엄인 코믹북 마켓은 굉장히 작은 시장이거든요. 저희는 그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지는 않아요. DC, 마블같은 경우는 만화책 가게 같은 곳에 가서 구매하는 유저들 같은 경우는 그게 전통적인 마켓인 거죠. 저희가 타겟팅하는 유저는 기존의 코믹스 팬들이라기보다는 모바일 폰에서 스토리를 보고싶어하는 10~20대 여성층을 타겟으로 주로 하고 있어요. 그 쪽 시장이 더 넓죠. 그게 웹툰의 강점일 수도 있는데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잖아요. 어벤저스 같은 경우에는 누구나 코믹북을 사서 보고 이러진 않거든요. 그러니까 좀 더 좁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웹툰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김창원 대표는 웹툰의 인기 이유로 스토리의 다양성, 커뮤니티, 그리고 이용자 친화성을 꼽았습니다.
● K-웹툰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하나는 스토리의 다양성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DC나 마블 같은 경우는 다양성이 전혀 없습니다. 슈퍼히어로라는 한 장르 밖에 없죠. 그것도 나쁜 장르는 아니죠. 우리가 블록버스터 무비를 만들기에 최적화된 장르이기 때문에 그것도 굉장히 훌륭한 장르이지만 그 장르 밖에 없으니까 다양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웹툰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고 소재에 제한이 없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스토리의 다양성과 소재의 참신함이 나올 수 있고요. 두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커뮤니티성인 것 같아요. 독자들이 그냥 작품만 보는 게 아니고 댓글도 달고 타파스 같은 경우는 서포트할 수 있는 기능도 있거든요. 작가를 서포트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그러니까 작가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 그런 점이 인기의 요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이전까지 웹툰 같은 플랫폼이 없었던 건가요?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없었죠. 그러니까 코믹솔로지(Comixology)라는 게 아마존이 갖고 있는 플랫폼이예요. 그런데 그건 거의 e북 플랫폼이라고 보시면 돼요. 사실은 그게 거의 모바일로 볼 수가 없습니다. 책을 그냥 스캔해서 올리는 포맷이거든요. 그러니까 휴대전화에서 슥슥 내려가면서 보는 그런 포맷이 아니고 뭔가 페이지를 쳐다봐야 하는 UI이다 보니까 모바일에서 안 먹힙니다. 젊은 세대 같은 경우는 모든 콘텐츠를 다 휴대전화에서 보는데 그러면 휴대전화에 최적화가 되어 있어야 하잖아요? 마치 틱톡이나 스냅챗이나 틴더도 마찬가지죠. 결국에는 똑같은 존재하는 서비스를 휴대전화에 맞게 바꾼 건데 굉장히 잘 됐던 것처럼 콘텐츠, 스토리텔링도 모바일에 맞게끔 나와야 되거든요. 웹툰 같은 경우에는 외적으로도 스크롤링 포맷을 적용했습니다. 작은 차이인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그리고 소설도 이렇게 분절화하는 것들이 중요합니다. 휴대폰에서 딱 몰아서 3~5분 볼 수 있는 분량으로 이렇게 분절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이거든요. 결국 스토리를 어떻게 모바일 소비에 맞출 것이냐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오리지널 웹툰의 인기만큼이나 드라마, 영화와 같이 웹툰을 2차 가공한 콘텐츠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카카오웹툰 원작의 `사내맞선`과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드라마로 제작되며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김창원 대표는 북미 시장에서도 웹툰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영상뿐 아니라 게임, 굿즈와 같은 다양한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 웹툰을 영상화하며 성공한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제2의 오징어게임은 웹툰에서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충분히 가능하죠. 그리고 우리나라 시장 같은 경우엔 이번에 사내맞선 같은 케이스를 봐서 아시다시피 또 네이버웹툰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웹툰 기반으로 드라마 만드는 건 이미 정착을 많이 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결국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코믹스를 바탕으로 2차 사업을 했던 건 어떻게 보면 미국에서 나온 거니까 미국시장 자체도 코믹 IP를 가지고 영상물을 만드는 거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는 굉장히 익숙하고요. 자리를 잡은 상태죠. 이미 코믹스라는 플랫폼을, 매체를 가지고 진행했다면 어떻게 디지털로 넘어올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할 부분인데요. 저는 안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어떻게 보면 더 좋은 위치에 있죠. 웹툰 같은 경우는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고 코믹북 같은 경우는 작가들이 생산합니다. 반면 웹툰은 커뮤니티를 끼고 있으니까 훨씬 영상화라든지 이런 부분에 더 적합하거든요. 저는 충분히 미국에서도 그런 사례들이 많이 나올 것 같고 저희도 지금 에이전시와 협력관계가 있어요. 에이전시에서 저희 작품을 피칭하는 걸 도와주고 있고, 계속해서 저희 IP 카테고리 북을 계속 보고 있는 상태예요.]
● 그렇다면 영상 이외에도 진출 가능한 다른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요?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미국 같은 경우는 출판도 있는 것 같아요. 굿즈 같은 상품들도 있는 것 같고. 사람들이 의외로 팬덤이 생기게 되면 그런쪽으로 수익화를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그래픽 노블 같은 것도 출판해서 책으로 팔기도 하고 캐릭터가 나오는 굿즈같은 것도 만들어서 팔기도 합니다. 타파스도 현재 머천다이징(merchandising) 섹션이 있거든요. 그래서 작가들이 자기 이미지를 올리면 티셔츠라든지 다른 상품으로 만들어서 팬들에게 판매할 수가 있어요. 게임 같은 경우도 가능성이 있는데요. 게임 중에서도 특히나 요새는 스토리텔링 게임 같은 게 많이 나오거든요. 스토리텔링 게임 같은 경우에는 웹툰이나 웹소설이 있으면 그걸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더 용이해지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두 기업이 대표로 북미 시장에 웹툰으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김창원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쟁력으로 웹툰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지역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플랫폼 합병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계신지요?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일단은 타파스-래디시-우시아가 서로 겹치는 영역이 없이 달라요. 그런 다양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타파스 같은 경우는 웹툰이고 젊은 여성층이고, 래디시는 조금 더 나이든 여성층인데 소설, 로맨스예요. 완전히 로맨스에 국한하고 있습니다. 우시아 같은 경우에는 남성층이 주요 이용자입니다. 그래서 거의 겹치는 영역이 없다보니 서로서로 시너지를 내기에 오히려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IP가 여기서 잘 안될 것 같으면 다른 플랫폼에서 잘될 수도 있죠. 애매하게 비슷한 경우에는 오히려 더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도 있고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래디시와 타파스 간의 소설 투 웹툰입니다. 저희는 노블 투 코믹스(Novel to Comics)라고 부르는데 이 전략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래디시는 어찌됐든 소설 플랫폼이고, 타파스는 웹툰의 주요 플랫폼이기 때문에 두 플랫폼 사이에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 것이냐가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 네이버웹툰과 비교했을 때의 카카오의 경쟁력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김창원 / 타파스미디어 대표 : 경쟁력이라는게 작품에서 많이 나오거든요. 마찬가지로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웹툰을 보면 네이버웹툰이 지향하는 콘텐츠의 색깔이랄까? 그것과 카카오페이지가 지향하는 색깔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독자 입장에선 선택의 영역인 거죠. 어느 한쪽만 본다기 보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저는 그런 생각도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카카오엔터가 가진 장점은 타파스, 래디시뿐만이 아니고 한국의 다양한 IP들을 가지고 있잖아요. 웹툰 IP가 아니더라도 크게 본다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 자체가 영상도 있고, 탤런트 비즈니스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되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거든요. 나중에는 저희가 웹툰뿐 아니라 다양한 IP들을 미국에 소개한다든지 IP를 활용한 스토리를 만든다든지 그런 것도 가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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