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부진을 겪어온 항공업계가 방역규제 완화를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입니다.
LCC 업체인 제주항공은 오늘(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 이후의 청사진을 제시했는데요, 유통산업부 전효성 기자와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먼저 오늘 기자간담회를 짧게 요약해보죠.
<기자>
"올해는 흑자전환이 어렵지만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먼저 "엔데믹 시기 국제선 여객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제주항공은 이번달 국제선 노선을 대폭 늘렸는데, 방역규제가 일찍 풀린 동남아 지역부터 공략에 나섰습니다.
또, LCC업계 매출의 절반 가량(55%)을 차지하는 일본까지 입국규제가 완화된다면 회복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내년을 본격적인 도약의 시기로 삼아 2위 항공사가 되겠다"는 포부까지 밝혔습니다.
[김이배 / 제주항공 대표이사: 본질적 사업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죠. 당장은 몽골 운수권을 확보했고, 내년부터는 B737-8 기종이 들어오면 훨씬 더 범위가 늘어나게 됩니다. 신규 목적지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죠.]
<앵커>
목표가 2위라는 게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데 지금 제주항공이 LCC 업계에서는 1위 아닙니까?
<기자>
목표를 2위로 잡은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들 계열사 LCC 3곳의 통합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 LCC로 출범하면 규모 면에서 제주항공은 LCC 2위로 내려앉게 됩니다.
김 대표는 통합 LCC가 출범하더라도 LCC 1위를 유지해, 항공업계 전체에서 대한항공에 이은 2위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힌 겁니다.
이날 김 대표는 통합 LCC 출범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5개 항공사의 통합이 성사된다면 이들이 65%를 점유한 김포~제주 노선이 재분배 될 것이라는 점,
해외 경쟁당국이 엄격한 합병 조건을 건다면 일본과 중국 노선도 재분배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앵커>
경쟁사 통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건데, 제주항공의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기자>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들여올 한 보잉 737-8(MAX) 기종에 큰 자신감을 전했습니다.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737-8 기종을 40여대 들여오고, 기존에 사용하던 737-800은 점차 계약을 종료할 예정인데요.
두 기종의 일치율은 85% 이상으로 사실상 단일 기종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향후 탑승률이 정상화될 경우 단일 기종 전략은 좌석 단가 하락을 이끌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신기종은 기존기체에 비해 연비가 14% 높고, 운항거리는 1,000km 늘어 향후 중거리 국제 노선을 확보할 때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게 됩니다.
LCC의 가장 큰 경쟁력이 저렴한 비용인데 이를 극대화해 LCC 업계 내에서 초격차를 이끌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제주항공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죠. 리오프닝의 대표인 항공업인데 최근 주가는 지지부진합니다.
<기자>
연일 신저가를 쓰고 있는 LCC 업체들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제주항공의 주가는 최근 1년 2만원 대에서 횡보하는 흐름입니다.
최근 LCC 업계는 유상증자의 공포에 휩싸여있는데요.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1,200억원대 유상증자 방안을 발표한 뒤 지난달 주가가 17% 급락했고,
에어부산도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반면, 제주항공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기간산업안정기금 1,500억원을 지원받았고, 최근에는 790억원의 사모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며 약 3,000억원의 가용성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의 매달 현금 유출 규모가 2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당장의 유상증자의 필요성은 없는 셈입니다.
실제, 이날 김이배 대표 역시 "당장의 유상증자는 계획된 바 없다"고 밝히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을 일부 해소시켰습니다.
다만, 남아있는 변수는 유가인데요.
유가가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30%,
이마저도 달러로 구입을 해야하는데 유가와 환율이 둘다 고공행진 중인 상황이라 항공업계의 시름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입니다.
코로나라는 악재는 거의 해소된 상황에서 고유가라는 악재가 언제 해소되느냐에 따라 주가의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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