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사주 취득에 잇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자사주 매입 효과는 미미한 상황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
이번달 들어 3천선에 근접했지만, 연초(1월3일 3,751.82)와 비교하면 여전히 21% 하락한 상황입니다.
개별 종목의 주가 역시 속절없이 하락하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주가 방어를 위한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지난달 50만주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습니다.
지난 1월(54만여주)과 2월(50만여주)에 이어 이번까지 밝힌 매입 계획은 오는 8월에 완료될 예정인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2,500억원에 달합니다.
지난 4월말 거래가 재개된 오스템임플란트와 휴온스그룹, 일성신약 역시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습니다.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대신 증권사와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SK케미칼과 휴젤이 각각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발표한 데 이어, HK이노엔(242억원), 유한양행(200억원), 종근당(100억원) 등도 100억원 이상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자사주 취득에도 불구하고,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실제 휴마시스는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밝혔지만, 주가는 반짝 상승없이 오히려 결정 전보다 더 떨어진 상태입니다.
씨젠과 한올바이오파마, SK케미칼 등도 주가 부양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해당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게 주된 배경이란 설명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자사주 매입은 소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매입됐던 물량이 언제든지 다시 매도물량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소각으로 연결되지 않는 자사주 매입은 주가부양 효과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소각을 전제로 한 자사주 매입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손실을 본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들.
향후 연구개발에 사용해야 할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자사주 매입 규모의 적정성과 실적 등을 살핀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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