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바이든 '넷플릭스법 철회' 요구…尹이 막았다[한미정상회담 막전막후①]

입력 2022-06-10 14:58   수정 2022-06-10 15:01


미국 정부가 지난 달(5월)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 동안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때 한국에서 미국 기업의 `망 중립성 원칙`을 보장하는 내용을 합의문에 넣자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정상회담 기간 동안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양국은 이같은 내용을 최종 합의문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망 중립성 원칙은 통신사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특정 콘텐츠나 인터넷 기업을 차별·차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이다.

미국 인터넷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 넷플릭스·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를 겨냥해 추진하는 `망사용료법`, 이른바 `넷플릭스법`을 미국이 무력화하려는 시도였던 셈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사용료법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공급자(CP)가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인터넷 망 사용료를 납부하도록 설계됐다.

한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해 원칙적으로 지지하지만,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간 망사용료 지급 관련 2심이 진행 중인만큼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미국 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미정상회담 합의문에 `망 중립성 원칙` 보장이 명시됐다면 국내 입법 논의 뿐 아니라 법원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던 만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하지만 앞으로도 미국 측이 한국 정부에 `망 사용료법` 관련 문제를 꾸준히 제기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약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망 중립성 원칙` 부활을 내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넷플릭스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몰린 점도 바이든 정부의 측면 지원 가능성을 더한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 유료회원은 전분기보다 20만명이나 줄었다.

유료회원 감소는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렇다 보니 넷플릭스는 지난달 북미 전체 직원의 2% 수준인 150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국회가 망사용료법을 통과시켜 글로벌 시장에 판단 기준을 제시하게 되면 넷플릭스 경영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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