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지수 좋지 않아 어느 업종이나 주주 달래기를 합니다. 그런데 제약 바이오주는 유독 이런 경향 강한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바이오텍 같은 경우는 별다른 매출이 없어도 기술력 하나만으로 상장한 경우가 많은데 임상시험이나 회사운영을 할 때 외부자금을 많이 끌어쓰다보니 지분 구조가 취약합니다.
창업주 지분이 10%가 안되는 경우도 많은데 소액주주가 마음먹고 연대하면 경영권을 뺏을 수도 있는 겁니다.
특히 회사 창업 초기부터 자금을 댄 주주들 같은 경우에는 “내 회사다”라고 하는 주인의식이 강합니다.
그만큼 주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필요한 경우엔 자사주 매입이나 무상증자, 배당 등을 통해 주주 달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주주들의 입김이 쎄다보면 경영진과의 마찰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호 기술특례상장사인 헬릭스미스가 대표적인 사례고요. 지난 주주총회 때 소액주주들이 사내이사를 이사회에 추가로 입성시키면서 8석 중 3석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배경은 쉽게 말하면 경영 똑바로 해라는 거였습니다. 그전 임시주총에선 김선영 대표이사 등 이사진 6명에 대한 해임안이 올라왔지만 무산됐고요.
사실 창업주를 경영진에서 끌어내리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상장부터 미래 신약 개발 성공을 이끌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헬릭스미스 주주들도 임상 3상 성공을 위해 김 대표가 남아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지분구조가 취약하다고 해서 늘 주주들 의견에 휘둘리다보면 정작 중요한 연구개발에 신경을 덜 쓸 수도 있겠군요. 대비는 어떻게 합니까.
<기자>
극단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경영진을 교체를 어렵게 하는 겁니다.
주총 결의 때 경영진 교체와 관련해 66.7% 수준인 찬성율 요건을 80%까지 올린다든가 많게는 수 백억 원대에 달하는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황금 낙하산 제도를 도입하는 식입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대표적인 사례고요.
반대로 창업주가 아예 지분을 팔아넘기고 기술 개발과 회사 경영에만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 메디포스트 창업주인 양윤선 대표가 이런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겼습니다.
<앵커>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것 같은데 조금 전에 박승원 기자 리포트에서도 봤지만 효과가 미미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워낙 유상증자를 많이 하기도 하고요. 최근 몇몇 바이오텍 공시를 보면 이렇게 사들인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팔거나 회사채와 교환하는 방식 등으로 물량을 풀기도 했습니다.
또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럴 때 이 금액만큼 꼭 취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결국 바이오텍들의 자사주 매입이 주주들에게 메시지는 줄 수 있지만 주가부양을 놓고 보면 효과가 거의 없는 겁니다.
최근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사례가 바로 그런데요. 최근 이 회사 경영진이 수십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의 이유는 이 회사의 핵심 약품이 유럽시장 진출에 좌절했기 때문인데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오늘 주가는 상장후 최저가인 11,850원에 마감했습니다.
<앵커>
결국 신약 개발이나 기술수출이 중요하단 얘기군요.
<기자>
그렇죠. 연구개발에 쓰기도 부족한 돈을 단기 처방격인 자사주 매입에 쓴다는 비판도 있는 만큼 이런 식의 주가부양책을 남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소액주주들이나 경영진이나 모든 사람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점은 신약 개발 성공과 기술수출입니다.
지금은 공매도 과열로 주가가 좀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에이치엘비가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 임상 결과로 2배 가량 오르기도 했죠.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오는 13일부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인 바이오USA가 열립니다. 국내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대거 참석하는데요. 여기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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