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약 개발 업체들이 경쟁적인 구매에 나선 데다 코로나19 이후 야생동물 수입이 금지되면서 중국 내 실험용 원숭이 거래 가격이 8년 만에 23배 급등했다.
10일 현지 매체 홍성신문에 따르면 자오옌신약은 지난 4월 실험용 동물 공급업체인 잉마오생물과 웨이메이생물 지분을 각각 100%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들 업체 인수를 통해 자오옌신약의 보유 원숭이는 3천212마리에서 2만2천775마리로 크게 늘었다.
2014년 마리당 6천567 위안(약 124만원)에 구매했던 원숭이 가격이 8년 만에 16만 위안(약 3천만원)으로 23배가량 급등하자 공급 업체를 통째로 사들인 것이다.
중국 식품의약품검정연구원은 2018년 600마리의 원숭이를 마리당 1만4천 위안(약 264만원)에 구매했으나 지난 3월 40마리 구매 당시 단가는 13만2천50 위안(약 2천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자오옌신약처럼 원숭이 공급업체나 사육 농장을 사들이는 신약 개발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홍성신문은 전했다.
우한대 의학부 양잔추 교수는 "전염성이 강하고 피해가 큰 질병 치료약을 개발할수록 임상시험용으로 원숭이를 사용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긴꼬리원숭이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한 암 치료 전문 의사도 "사람과 면역체계가 가장 유사한 것이 원숭이"라며 "의약 감독 당국이 원숭이 임상시험 데이터를 요구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촹신약의학 자문역인 차오보는 "임상시험용으로 공급하는 원숭이는 연령, 체중, 체내 병원체 여부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사육 환경이 엄격한 데다 시험용으로 성장하기까지 4년이 걸려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은 2020년 1월 야생동물 거래 금지 조치를 내려 주로 동남아에서 들여오던 중국의 원숭이 수입이 막힌 것도 공급난을 가중시켰다.
중국 실험 영장류 사육협회 장위차오 비서장은 "중국 내 24만 마리의 임상시험용 원숭이가 있지만, 어린 원숭이와 수출 계약을 맺은 원숭이 등을 제외하면 당장 임상시험에 투입할 수 있는 4년생 안팎 원숭이는 3만 마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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