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됨에 따라 연준이 한층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3분(미국 중부 표준시 기준) 현재 연준이 이번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93.0%이다. 이는 전 거래일인 6월 10일 기준 23.2%의 약 4배로 급등했다.
이와 달리 지금까지 `정설`로 간주된 0.5%포인트 인상의 확률은 같은 기간 76.8%에서 7.0%로 쪼그라들었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한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할 것이라는 예상이 단 1거래일 만에 금융시장의 대세가 된 셈이다.
덩달아 다음 FOMC 회의인 오는 7월 회의의 금리 인상 전망도 급변했다.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25∼2.50%까지 인상될 확률은 같은 기간 9.5%에서 79.7%로 치솟았다.
이는 이번 6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한다면 7월엔 1.0%포인트나 올린다는 것을, 혹은 6월에 0.75%포인트 인상한다면 7월에 다시 한번 더 0.75%포인트 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이 금융시장의 전망대로 이번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되면 이는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에 0.75%포인트를 인상한 이후 27년7개월 만의 일이 된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미국 월가 주요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도 연준이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바클리스와 제프리스가 이미 지난 10일 이런 시각 조정을 마쳤고, 골드만삭스, 노무라 홀딩스, JP모건 등도 이날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사소하지 않다`(non-trivial)고 말했다.
지난 10일 공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로 8.6% 상승해 1981년 12월 이후 41년여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3월에 정점을 찍었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뒤엎는 수치였다.
이후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 향후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3.3%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5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선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6.6%로, 2013년 6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치와 동률을 기록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던 연준으로선 이런 결과가 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인플레이션 대처에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줘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간 사전 안내(포워드 가이던스)에 맞춰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을 선호해왔다. 그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후 기자들과 만나 0.75%포인트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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