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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공포에 美증시 '휘청'…월가 "더 떨어진다" [GO WEST]

이지효 기자

입력 2022-06-17 18:59   수정 2022-06-17 18:59

    # 도미노 금리인상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 기자, 오늘 키워드는 `도미노 금리인상`입니다.

    <기자>

    네, 일단 시작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결정이었죠.

    전날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되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핵심 지지선인 3만 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자이언트 스텝`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겠죠?

    <기자>

    네. 여기에 더해 키워드처럼 `도미노 금리 인상`이 시장의 우려를 키웠습니다.

    일단 영국 중앙은행, BOE가 기준금리를 1.25%로, 0.25% 포인트 인상했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5번 연속으로 인상한 겁니다.

    이로써 영국의 기준 금리는 지난 2009년 1월 1.5%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르게 됐는데요.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날은 평소처럼 25bp를 올렸지만,

    BOE가 "필요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며 50bp를 인상하는 `빅 스텝`을 강하게 시사했다는 점입니다.

    <앵커>

    금리 인상이 도미노로 이뤄졌다고 하면 다른 나라도 상황이 같은가요?

    <기자>

    네. 스위스 중앙은행, SNB 역시 이날 금리를 50bp나 올렸는데, 무려 15년 만의 인상이었습니다.

    SNB는 "조만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더 높은 수준의 긴축을 예고했고요.

    대만은 금리를 12.5bp 올려 1.5%로 만들었고,

    브라질도 연준의 인상 발표 직후에 기준금리를 12.75%에서 13.25%로 50bp 인상했습니다.

    이에 더해 2016년 이후 제로 금리를 유지해 온

    유럽중앙은행, ECB 마저 이례적으로 7월 금리 인상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죠.

    <앵커>

    이런 금리 인상 움직임은 아무래도 연준의 조치에 따른 것이겠죠?

    <기자>

    네. 각국 중앙은행이 이렇게 돈줄을 조이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있겠고요.

    또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조치가 다른 나라들,

    특히 신흥국 입장에서는 외자 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죠.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거의 같은 수준이 된 만큼,

    한은 역시도 7월에 `빅 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실제로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대규모로 유동성을 투입한 이런 인위적인 세계에서 이제는 떠나야 할 때다"며 "그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고 말했는데요.

    다시 말해서 이제는 유동성의 시대가 가고 긴축의 시대가 진입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이런 고강도 긴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여전한 상황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보통 금리 인상 이후에는 경기 침체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를 올리는, 다시 말해서 긴축이라는 것 자체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 경제의 수요를 억누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당장 금융 시장부터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간밤에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곧이 곧대로 믿지는 않고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자문의 유럽·중동·아프리카 투자전략 대표인 아틀라프 카삼은,

    "우리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고 진단했고요.

    JP모간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생각보다 더 매파적이며, 금리는 생각보다 더 올라갈 것이다"고 말하면서

    "이는 연말이나 내년 초 경기 침체의 확률을 높인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간밤 선진국들의 증시도 그렇고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죠?

    <기자>

    네. 약세장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인데요.

    스파르탄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약세장은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며,

    주가가 편안히 반등할 수 있는 지점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다우지수가 3만 선이 깨지면서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 설립자는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38 정도는 돼야 반등할 것으로 보는데,

    이 지수가 많이 올랐지만 현재는 여전히 32.9 수준입니다.

    선진국 증시인 유럽 역시 미국과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쪽도 있는데요.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유럽 증시가 하락할 것에 57억 달러, 우리 돈 약 7조 3,729억원 이상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가져가는 게 좋을까요?

    <기자>

    투자회사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약세장은 평균적으로 정점 대비 38%의 하락을 가져왔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조만간 단순한 상승세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랠리를 쫓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돈 칼카니 머서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은 특정 투자 전략에 올인하기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분산 투자를 유지하면서 포트폴리오는 가치주 쪽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선진국 증시 전망이 대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고, 이외에 다른 투자처는 없을까요?

    <기자>

    의외로 중화권 증시는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세계 증시가 급락했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히려 4% 상승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로 인한 상하이 전면봉쇄 등으로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자,

    미국과 다르게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JP모간은 "중국 주식이 전세계가 금리인상 모드에 접어들자 가장 안전한 피난처로 급부상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꼭 주식이 아니더라도 금을 대체 투자처로 바라보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인데요.

    세계 광산업계 거물로 꼽히는 롭 맥이웬 맥이웬마이닝 CEO는

    "증시 하락에 맞춰 금값은 일반적으로 이와 반대되는 흐름을 보인다"며

    "앞으로 2~3년 안에 1온스 당 5,000 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금값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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