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수금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무너뜨릴 수 있다

입력 2022-06-17 13:23  

개인자금이 법인에 입금되면 가수금 처리
임시 가계정 늘수록 재무안정성 무너져
가수금 악용사례 발생으로 과세당국 예의 주시
법인 설립을 처음하는 시기에는 모든 기업이 자금력이 취약하다. 대부분은 기업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은행 대출 등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의 개인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때 대표이사의 개인자금이 법인에 입금되면 재무제표상 가수금으로 처리된다.

재무제표는 과거부터 현재, 앞으로의 전반적인 기업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자금 융통을 비롯해 다양한 제도 활용과 사업 확장 등을 실행할 때 재무제표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흡한 회계처리로 인한 `가수금`이 존재한다면 기업의 재무제표가 무너질 수 있다.

가수금은 법인에 현금 수입이 있었으나 처리할 계정이 확인되지 않거나, 계정은 확인되지만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 일시적으로 수입을 처리하는 가계정을 뜻한다. 가지급금과 임시로 처리하는 가계정이라는 점은 같으나 가수금은 법인 계좌에 입금된 금액인 반면 가지급금은 법인계좌에서 인출된 금액이라는 차이가 있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법인 자금을 예산이나 회계처리를 거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계정이 확정되지 않고 임시로 처리하는 가계정이 늘어날수록 기업의 재무안정성이 무너지는 것이다.

사업을 막 시작한 기업이 어떤 기반을 다져 안정기에 도달할 것인지에 따라 향후 기업 활동을 가늠 할 수 있다. 만일 사업 초기 자금부족으로 인하여 대표이사의 개인 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법인 입장에서는 대표의 돈을 대여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가 되며, 가수금이 커질수록 재무제표상 부채비율, 당좌비율, 유동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높아진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무너뜨리고, 낮아진 신용등급은 기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질자본금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설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정부 또는 공공기관 사업 입찰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가수금으로 인해 실질자본금 비중이 줄어들어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수금은 법인이 대표에게 대여한 자금이기 때문에 대표에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현 세법상 가수금에 대한 이자율은 4.6%이다. 따라서 10억 원의 가수금이 있다면, 법인은 대표이사에게 매년 4천6백만 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또 대표자는 법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이자에 대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만일 법인이 대표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국세청은 지급하지 않은 이자만큼 채무를 면제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법인세를 책정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가공경비 등을 활용해 경비를 과다하게 증빙하고 남은 자금을 가수금으로 처리해 법인 관계자가 인출하는 경우가 있으며, 거래처에서 기업 통장으로 입금한 현금을 매출 누락에 따른 가수금으로 처리하고 기업 자금으로 사용하는 등의 악용사례가 있기 때문에 과세당국은 기업의 가수금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조세회피 목적이 없다 해도 가수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고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각종 세금을 비롯한 가산세를 부담할 수 있다.

가수금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대표의 재무 상황에 맞춰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 현금성자산이 충분하거나 가수금의 금액이 적다면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기업에 자산이 부족하고 가수금의 금액이 크다면 출자전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출자전환 방법은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기업의 빚을 탕감해주는 대신 그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으로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며 가수금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기업이 채무액에 상응하는 주식을 발행하고 그 주식을 대표가 인수하여 가수금을 자본으로 전환해야 하기에 주식발행가액과 주식의 시가가 다르면 문제가 된다. 시가가 아닌 금액으로 출자전환한다면 증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출자전환 과정에서 신주발행가액이 부채보다 낮을 때 채무면제이익이 발생해 법인세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수금은 불필요한 세금을 발생시키며 기업 활동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 또 고의적인 매출누락과 세금 회피 등으로 오해 받을 수 있기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서현(좌)/원준일(우)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컨설팅 전문가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글 작성] 이서현/원준일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컨설팅 전문가

*위 칼럼은 작성자의 전문가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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