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급등하는 종목들이 있습니다.
바로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인데요, 기업 가치는 그대로인데 증자소식에 주가 변동폭만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증권부 홍헌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올들어 유난히 무상증자를 한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습니다.
<기자>
일단 관심이 쏠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내증시가 워낙 안 좋기 때문입니다.
상반기 기준, 무상증자를 한 기업의 숫자를 살펴보면 지난해 77개, 올해 46개로 오히려 지난해 무상증자를 했던 기업의 숫자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무상증자 기업들이 이슈가 되는 이유는 올해 증시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무상증자로 주가가 오르는 기업들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앵커>
최근 한 달 새 무상증자로 주가가 폭등한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 이달 초 노터스를 비롯해서 이번주에도 2~3개 기업들이 주가가 많이 올랐네요?
<기자>
많은 시청자분들도 알고 계실 종목이 노터스입니다.
노터스는 1주당 신주 8주의 무상증자를 발표한 5월9일 24% 오른 뒤, 권리락이 발생한 5월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무상증자 발표 시점부터 고점을 비교하면 주가가 10배나 뛴 겁니다.
지난 14일 무상증자를 발표한 공구우먼도 이틀 연속 상한가, 조광 ILI도 어제 무상증자 발표 소식과 함께 상한가를 찍었고, 오늘도 27%나 올랐습니다.
<앵커>
기업들이 주가관리를 위해서 무상증자 카드를 종종 쓰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무상증자를 발표하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주에게 주식을 공짜로 나눠주면 보유 주식수가 늘어나고 시장에서 이 회사 주식이 많이 거래가 되기 때문에 이 주식의 인기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익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회사에 쌓아놓은 현금이 많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좋다"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주식을 늘린 것에 반비례해서 권리락이 발생해 1주당 가격이 낮아지는데, 가격이 싸보이는 착시현상도 투자자 유입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앵커>
무상증자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부진한 시장 속에서 급등락이 반복되다 보니 투자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노터스는 고점을 찍고 5거래일 연속 급락해서 오늘 종가는 고점 대비 1/3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단기 매매를 노린 투자자라면 큰 손실을 봤을 겁니다.
무상증자로 기업의 가치 자체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주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사실입니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바꾸는 것인데, 공구우먼 같은 경우 상장한 지 3개월도 안 돼서 무상증자를 한 것은 `주가 띄우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습니다.
또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증자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이오 기업들이 대표적인데요, 바이오 기업들은 많게는 수백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무상증자를 해도 주가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기도 합니다.
<앵커>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악용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과거에는 직원들이 무상증자 전에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면 파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주가가 오른 기업들은 아직까지 이상거래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증자요소 외에 주가가 급등하면 이상매매 포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이상매매가 보이면 금융감독원이 나서게 되는데, 추후에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증자와 함께 나오는 주가 급등은 결국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무상증자 기업들은 단기 테마주처럼 여겨질 수 있어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증권부 홍헌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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