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수거책으로 일한 탈북 청년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 김인택 부장판사는 최근 사기·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0)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께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일하며 약 5천만원을 받아내 윗선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18년 1월께 홀로 북한을 탈출해 남한 땅을 밟은 A씨는 북한이탈청소년을 교육하는 학교에 다니던 중 여름방학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려 인터넷 채용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다가 법률사무소 직원 행세를 하며 접근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게 됐다.
A씨는 이들의 지시를 받고 나흘간 피해자 3명에게서 5천만원을 받아와 사기 사건의 공범이 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북한을 먼저 이탈한 사촌언니를 제외하고 한국에 연고가 전혀 없고 그간 어떤 직업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사회생활 경험이 없어 세상 물정에도 밝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자신 명의의 체크카드로 식비를 결제하는 등 인적사항 노출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며 "현금 수금 대가로 건당 10만원씩 받는 것도 사기 범행에 가담한 대가로 받았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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