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1.5~4% 오른다…건설사 '숨통'

방서후 기자

입력 2022-06-21 15:17   수정 2022-06-21 15:17

    <앵커>
    주택시장의 대표적인 규제였던 분양가 상한제가 개편됩니다.

    치솟은 원자재 가격과 각종 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건설사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산업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이번에 개편된 분양가 상한제 내용부터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정확히는 분양가 상한제와 고분양가 심사제, 두 가지 제도가 개편되는 겁니다.

    이들 각각의 산정방식을 바꿔서 분양가격을 현실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분양가를 건축비와 택지비, 가산비를 합한 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인데요. 이 중에서 가산비와 건축비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겁니다.

    먼저 건축비는 지난 2008년 이후 그대로인 자재가격 조정 항목을 현재 많이 사용하는 품목으로 교체하고,

    철근과 레미콘 같은 주요자재 가격이 합쳐서 15% 이상 상승할 경우 매년 3월과 9월 고시되는 가격과는 별개로 추가로 반영해 공표하도록 했습니다.

    가산비에 반영되는 항목도 추가되는데요.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명도 소송비와 이주를 위한 금융비, 총회 운영비 등이 포함됐습니다.

    분상제 적용 지역 외에서 시행되는 고분양가 심사제 역시 비슷하게 바뀌는데요.

    인근 단지 시세 비교를 통해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는 현행 방식에서 급등한 자재비도 반영할 수 있도록 했고,

    시세 비교에 필요한 단지를 선정할 때도 준공된 지 10년이 넘은 노후주택은 제외됩니다.

    <앵커>
    결국 분양가를 올리겠다는 건데, 그게 건설사들이 돈을 버는데 그렇게 큰 도움이 되나요?

    <기자>
    주택시장이 재개발이나 재건축처럼 비용이 더 들어가는 정비사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가격을 누르는 데 중점을 두다보니 집값 안정이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오히려 분양이 미뤄지고 따라서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요.

    이런 부작용은 레미콘이나 철근 등 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올해 들어 더욱 심화됐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 공사가 두 달째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같은 경우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이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고 분양을 미루다 파국을 맞은 부분이 더 크거든요.

    또 정비사업이 아니라도 급등한 원자잿값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높아진 건설사들이 예정된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형 사업지 분양이 밀리면서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만 아파트 분양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와 고분양가 심사제 적용 지역이 민간택지 기준으로 전국 500곳 가까이 되는데요.

    각종 비용을 분양가에 전가시킬 수 있게 되면서 주택 공급이 이전보다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건설사별로 다르지만 주택 사업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평균 60% 정도로 보기 때문에 주택 공급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당연히 건설사들의 실적에도 도움이 되겠죠.

    <앵커>
    분양가가 너무 오르면 미분양이 발생하고, 그러면 또 건설사에겐 리스크로 돌아오는 것 아닙니까?

    <기자>
    미분양은 대체로 새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주택 가격 대비 큰 경쟁력이 없을 때 발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책으로 미분양이 발생할 만큼 분양가가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국토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철근과 레미콘 가격이 15% 오른 상황에서 이주비 등을 가산비에 반영할 경우 정비사업장 분양가가 1.5%에서 최대 4%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대로 올라도 물가상승률(4.7%)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고요.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원가율이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1% 이상 깎이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악화된 수익성을 일부 만회하는 수준으로 분양가가 오르는 셈이고요.

    반대로 자재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내려간다면 건설사의 원가 부담이 줄고 따라서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겠죠.

    <앵커>
    그렇다면 특히 어떤 건설사의 수혜가 예상됩니까?

    <기자>
    일단 증권가에서는 건설업종 전체에 대해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점차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다만 이번 대책이 정비사업장에 주로 적용되는 만큼 현대건설이 최선호주로 꼽히는데요.

    정비사업을 포함한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이 3만 가구로 상장 건설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데다 이 목표치를 달성하는 속도도 가장 빠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실적에 반영될 정비사업 관련 일감도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사업별로 조금 다르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최소 2년뒤, 재개발과 재건축은 3~4년뒤부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데, 상반기에 따낸 사업장 규모만 7조원에 달합니다.

    물량은 이미 많이 있고, 공급만 제때 이뤄진다면 실적 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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