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시행 1년 ...법준수 집중점검"
미스터리 쇼핑 표본수 2배로 확대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부터 금융회사들에 대한 현장 점검을 대폭 확대한다.
신임 이복현 원장이 지난 7일 취임사에서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현장 점검인 만큼 금융권도 긴장의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 여부와 함께 금융사들의 온라인 채널 금융상품 판매를 확인하기 위해 `미스터리 쇼핑(암행 장보기)`에 착수한다.
금감원은 7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6개월 동안 전국의 은행사,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권 전반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결과 확인됐다.
미스터리 쇼핑은 전문기관 조사요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상품을 구매하면서 투자자 보호 방안 준수, 유의 상품 권유 시 확인 의무 등의 항목을 평가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2019년 29개사, 2020년 28개사, 지난해 29개사를 들여다봤다.
금감원은 이번 미스터리 쇼핑에서 30개 안팎의 금융사를 대상으로 전국의 금융상품 판매점포 등 대면채널을 비롯해 텔레마케팅채널·다이렉트채널 등 비대면채널까지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점검대상 금융상품은 펀드, 파생결합증권(인), 장외파생상품, 변액보험 및 그 밖에 점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로 대상도 광범위하다.
특히 올해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1년을 맞아 해당 법의 준수 여부가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상품 판매, 금융거래자보호 관련 정책수립, 금융회사의 관련법규 준수 수준에 대한 평가, 금융거래자 보호 관련 쟁점파악 등을 위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금감원이 계획한 미스터리 쇼핑 실시건수는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했다.
금감원은 올해 미스터리 쇼핑의 총 표본 수를 최대 1,500회로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750회와 비교해 두 배 늘었다.
특히 올해는 텔레마케팅채널·다이렉트채널 등 비대면채널에서 지난해(100회)보다 5배 급증한 500회의 점검이 이뤄질 계획이다. 대면채널 또한 지난해 650회에서 올해 1천회로 증가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의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각 금융회사는 우수(90점 이상), 양호(80~89점), 보통(70~79점), 미흡(60~69점), 저조(60점 미만) 등의 등급을 받는다.
이후 각 금융사들은 개선 계획을 제출해 이행 결과를 분기별로 점검받아야 한다.
미스터리 쇼핑 결과는 금감원의 검사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20년 금감원은 미흡한 점수를 받은 금융사를 부문검사 우선 대상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재점검 가능성 시사를 시작으로 루나사태로 촉발된 가상자산의 시스템과 소비자보호 점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에 대한 의혹 조사, 은행권의 지나친 `이자장사`를 차례로 지적해 금융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감독당국이 현장에 대해 광범위한 점검에 나서기로 하면서 그 배경과 결과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