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이면 나도 투자자"…영화도 '조각투자' 바람

입력 2022-06-25 14:22  



음악저작권과 미술품에 이어 영화에서도 조각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개봉 예정인 `범죄도시 3`는 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에서 지난 21일 투자 모집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목표총액 10억 원을 돌파했다.

`범죄도시 3`의 경우 1인당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 투자할 수 있으며, 선착순 마감을 원칙으로 한다. 투자자들은 개봉 이후 영화 매출에서 제작비와 개봉 비용,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다.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투자지만 `범죄도시 2`의 흥행에 힘입어 24일 오후 6시 기준 총 12억3천850만 원이 모였다. 모집총액에 제한이 있는 만큼 10억 원이 넘은 이후 투자한 이들에게는 대기 순번이 부여된다.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점은 같지만, 그동안 영화계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독립영화 위주로 진행돼 온 펀딩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 크라우드 펀딩은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받고 영화를 제작·개봉한 뒤 티켓이나 굿즈 등의 리워드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었지만, `범죄도시 3`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은 수익을 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러한 영화 조각투자는 `범죄도시 3`가 처음은 아니다. 펀더풀은 지난해 개봉한 `싱크홀`, `기적`, `유체이탈자`를 비롯해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 개봉 예정인 `데시벨` 등 6편의 영화를 대상으로 소액투자를 모집했다.

이 중 투자금 정산이 완료된 프로젝트는 아직 없다. 오는 8월 정산을 앞둔 `싱크홀`의 경우 예상 손익분기점이었던 누적 관객수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일정 정도의 수익이 배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6∼2017년에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재심`(2017) 등의 작품으로 `증권형`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한 영화 소액투자는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펀더풀 내 영화 관련 투자의 경우, 모집총액이 대체로 1억∼3억 원대였지만 `범죄도시 3`는 10억으로 규모가 커졌다.

펀더풀 측은 "투자금 규모는 제작사와 함께 사전에 설계하는데 목표 금액의 80% 이상을 채우지 못하면 투자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며 "코로나19로 극장가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범죄도시 2`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영화 관련 프로젝트 투자 규모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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