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개월 사이 미국 내에서 전기차 가격이 잇달아 오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리비안 등이 최근 수개월간 전기차 일부 모델의 가격을 인상했다.
GM은 지난주 허머 전기차 픽업트럭 모델의 가격을 6천250달러(약 810만원) 올렸고, 테슬라는 올해 들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의 가격을 세 차례나 인상했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JD파워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의 평균 실제 판매 가격은 5월에 전년 동기보다 22% 올라 내연기관 차량(14%)보다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배터리 소재 가격이 최근 급등해 전기차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컨설팅사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가격은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이후 거의 2배로 올랐다.
배터리는 전기차 전체 생산비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기에 배터리 소재의 이런 가격 인상은 자동차 제조사의 이익률을 압박한다. 다만 제조사들이 차량 가격을 인상해도 이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WSJ은 전했다.
현재 출시된 전기차 모델에 대한 수요가 수년 전 해당 모델의 가격을 정했을 당시보다 더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전기차 모델은 예약 건수가 수만 건에 달하고 차량 인도 대기 시간이 수년에 이르기도 한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에 "포드 전기차 수요가 현재 매우 강력하다"며 "그래서 우리는 가격 책정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GM의 경우 배터리 결함으로 대량 리콜을 시행한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가격을 최근 미국 내에서 최저가 수준으로 내렸다. GM은 당시 저렴한 차량으로 포지셔닝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대한 이런 높은 관심에는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또 전기차 구매자가 7천500달러(약 970만원)에 달하는 연방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점도 전기차 인기 요인으로 언급했다.
다만 최근 전기차 판매가 늘었다고 하더라도 전기차는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가량에 불과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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