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알려진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30일(현지시간) 복합 경제위기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추가 급락을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국제 기고 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글을 올려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적 채무 위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물가 급등에서 공급 측면의 요인이 점점 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한 루비니 교수는 "공급 문제로 유발된 인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적이며, 따라서 통화정책을 조일 때 경착륙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경착륙이 예상된다고 해서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을 중단한다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경기가 과열되거나 아니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루비니 교수는 덧붙였다.
이 시나리오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는 중앙은행들이 경착륙에 위축되지 않고 계속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루비니 교수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중앙은행들은 경착륙이 임박하면 겁을 먹고 (통화긴축을) 중단해 높은 물가상승률을 받아들임으로써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며 "그들은 경기침체의 충격과 `빚의 함정`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관점에서 경기침체가 `약하고 짧을 것`이라는 다수 전문가의 견해는 "위험할 정도로 순진한 것"이라고 루비니 교수는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민간 부채 수준이 지난 1999년 200%에서 최근 350%로 급등했다는 점에서 "빠른 속도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금리 인상은 자기자본 대비 차입 비율이 높은 `좀비`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 정부를 파산 또는 디폴트로 몰고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다음 경제위기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지만 부채 수준이 높지 않았던 1970년대, 채무위기에 이어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던 2008년 스타일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적 채무위기`가 될 것이라고 루비니 교수는 내다봤다.
높은 물가와 중앙은행들의 긴축은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라는 점에서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키운다"고 루비니 교수는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미 부진한 미국 등 세계 주식시장의 추락이 "50%에 가까울 수 있다"며 "현재의 맥락에서 어떠한 반등도 저가 매수 기회라기보단 `데드캣바운스`(하락 추세 속 일시적 반등)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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