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견 게임사 베스파가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 대다수에 권고사직을 통보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전 직원의 연봉을 1천200만원씩 올려줘 화제가 됐던 기업인데요,
불과 4개월만에 회사의 운명이 뒤바뀌게 되면서 게임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IT바이오부 신동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신 기자 게임사 베스파에 어떤일이 있었던건가요
<기자>
경영난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선 게임사 베스파가 직원 대다수에 권고사직을 통보했습니다.
권고사직 규모는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3월 공시 기준 베스파의 직원 수는 총 148명으로, 전체 직원의 3분의 2 이상이 권고사직 대상이 된 셈입니다.
<앵커>
이렇게 대규모 권고사직을 한게 지난해 무리한 연봉인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기자>
네, 지난해 게임업계를 비롯해 IT 업계 전반에서 연봉 인상 경쟁이 벌어졌었죠.
베스파도 지난해 3월 전 직원 연봉 1,200만원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 붐으로 ICT 경기가 급성장했고 이로 인해 개발자 수급이 부족해지자 인건비도 덩달아 수직 상승했습니다.
개발자들이 필수인 게임사들, 지난해 개발자들의 연봉 인상을 올렸는데요.
당시 넥슨과 넷마블이 800만원, 컴투스나 스마일게이트 등도 평균 800만원 인상한 것과 비교해보면 대형 게임사들보다 인상률이 높은 것을 볼 수 있죠.
베스파 관계자는 메이저 업계가 연봉을 인상했기때문에 중소게임사들이 자사의 개발인력들을 잡으려면 어쩔 수 없이 그들보다 더 올려야 대규모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중소 게임개발사인 베스파가 대형 게임사에 맞춰 임금을 끌어올리자 당시 업계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사실 연봉인상을 했다고 해서 이렇게 바로 회사상황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지난 2018년 말에 상장한 게임사가 3년만에 어떻게 이렇게 됐나요?
<기자>
베스파는 2017년 선보인 ‘킹스레이드’라는 게임의 국내외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습니다.
특히 상장 첫해에는 매출액 1245억원, 영업이익 296억원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킹스레이드’ 이후 성과를 견인할 만한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은 그래프를 보시면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2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코스닥 상장 후 불과 3년새 매출은 3분의 1로 급감한 셈입니다.
베스파는 2020년과 2018년도에 각각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2021년도 자본 잠식률이 50% 이상이어서 2년 넘게 자본 잠식률 50%를 넘어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베스파의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제출하면서 현재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감사의견 거절을 맞고, 자본잠식에도 빠지고 베스파의 새로운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경영난이 지속되고 경기도 좋지 않다보니 투자유치에도 실패하게 된 겁니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이 된거죠.
<앵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했는데 투자자분들 가장 궁금해할 부분이죠.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건가요? 또 현재 진행중인 게임서비스 등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난 3월 `감사범위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긴 했습니다.
다만 베스파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내년 4월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습니다.
개선기간까지 회사를 정상화 돌리는 것이 급선무일텐데요. 이에 베스파는 체질개선을 위해 고강도 인원감축에 나서는 것입니다.
사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연봉인상이 경영난에 영향을 미쳤고, 대규모 권고사직까지 갔습니다.
베스파는 위기 돌파를 위해 자회사 매각 등을 추진해왔고, 최근까지도 관리종목지정 해소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과 회사 내부 조직 및 사업 개편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 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규모 권고사직을 진행을 하면서 베스파는 체질을 개선하고 사업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운영중인 게인인 킹스레이드와 타임 디펜더스 서비스는 계속 진행할 것이고요. 개발 중인 킹스리이드 후속작은 빠르면 올해 말 내년 초 출시할계획입니다.
<앵커>
베스파의 이슈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베스파 뿐만이 아니라 게임사 전반적으로 대규모 인상에 나섰죠. 그렇다면 분명 베스파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있는 기업도 나타날 것 같은데요.
<기자>
중소형 게임사 베스파의 사례는 지난해 게임사와 IT 업계에 불어닥친 연봉 인상 릴레이의 후폭풍을 상징한다는 지적입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며 베스파처럼 적자 누적에도 공격적인 확장을 거듭하던 중소형 IT 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소형 IT 기업이나 스타트업 뿐 아니라 대형 게임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국내 3대 게임사 ‘3N’의 한 축인 넷마블은 올 1분기 영업손실 119억 원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습니다.
전체 영업비용(6434억) 중 가장 큰 폭(434억 원)으로 오른 항목은 인건비인데, 1년 새 30% 증가했죠.
컴투스도 올 1분기 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는데 이 기간 인건비는 62% 늘었고, 위메이드의 인건비는 같은기간 무려 178% 증가했습니다.
결국 대규모 연봉인상이 회사 재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겁니다.
게임업계는 신작 흥행을 통해 인력 ‘오버베팅’의 정당성을 증명해야 하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만큼 이제는 성과로 보여줄 때라며 신작들이 회사들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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