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신의주시 일대에 홍수 `특급경보`가 발령돼 주민들이 무릎까지 올라온 물을 헤치고 길을 건너고 있다.
높은 각도에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차들이 도로를 운행하는 게 아니라 마치 배가 강물을 지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조선중앙방송은 8일 "오늘 압록강 하류의 평안북도 의주군 대화리부터 신의주시 하단리까지 구간에서 큰물(홍수) 특급경보"라며 "농업 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큰물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안전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한 기상청 격인 북한 기상수문국은 시간당 강수량에 따라 주의경보, 중급경보, 특급경보를 내린다. 특급경보는 가장 높은 단계의 경보다.
전날부터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진 신의주시는 이미 도로 기능이 마비될 정도의 침수 피해가 발생한 상태다.
조선중앙TV는 북한 전역에 장마가 재개된 전날 신의주시에 자정부터 오후 4시까지 132.5㎜의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34.9㎜의 비가 집중됐다.
기상수문국은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 혹은 3시간에 50㎜ 넘게 비가 내릴 때 폭우로 분류하는데, 그 이상의 비가 온 것이다.
중앙TV는 "신의주시에서 올해 들어와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지난 6월 27일 하루 동안 내린 비 양에 비해 (전날 강수량이) 41% 정도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중앙TV에 공개된 신의주시 상황을 보면 도심 한복판인 신의주백화점 앞 도로가 불어난 흙탕물로 완전히 잠겼다.
이처럼 많은 비가 내리면 농업에 지장을 주는 것도 문제지만, 수인성 전염병 발병이 우려된다.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북한에서는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고 강하천이 범람하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인분 등 오염물질까지 뒤범벅되기 때문이다.
이미 앞서 지난달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도 일대에서 주로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 주로 대변을 통해 일으키는 급성 `장내성(腸內性)` 전염병이 발생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4월 말 평양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초기에도 잦은 수인성 질병과 헷갈리며 방역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장마철 기간 방역사업에서 허점으로 될 수 있는 요인들을 과학적 견지에서 따져보면서 방역 규정과 세칙들을 수정완비하는 한편, 평양시와 연선(국경)지대 강하천들에서 채수한 강물과 각 도의 방역위험개소들에서 채집한 검체들에 대한 검사를 보다 엄밀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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