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자기 명장 심수관(59·본명 오사코 가즈데루)씨가 9일 경기도 김포에 있는 선조의 묘소를 찾았다. 그는 조선시대 전라도에서 의병 활동을 하다가 일본으로 끌려간 심당길의 후손으로, 424년 만에 국내에 있는 선조들의 묘소를 찾은 것이다.
9일 청송 심씨 일가에 따르면 심씨 일가 후손 심수관(59·본명 오사코 가즈데루)씨는 이날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과 대곶면에 있는 선조들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김포에는 심당길의 아버지 심우인, 할아버지 심수, 증조할아버지 심달원의 묘가 있다.
심씨는 참배 이후 심우인 묘 인근에 있는 재실 `청심재`에서 그간 찾아오지 못했던 사정을 알리는 고유제를 올렸다. 그는 "심수관가는 424년간 심씨 가문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 없다. 막상 이곳에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눈물을 훔쳤다.
청송 심씨 일가는 이날 심씨에게 `1만개의 가지가 있어도 뿌리는 하나`라는 뜻인 `만지일근`을 적은 목판을 선물했다.
심씨는 일본 도자기 명가 `심수관가`의 제15대 심수관이다. 심수관가는 조선시대 때 일본으로 끌려가 정착한 심당길과 그 후손들이 일군 가고시마현의 도자기 명가다. 후손들은 전대의 이름을 그대로 따르는 습명 관습에 따라 본명 대신 심수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심수관가의 초대 선조 심당길(본명 심찬)은 1598년 정유재란 때 전라도에서 의병 활동을 하다가 도공들과 함께 일본으로 끌려갔다. 그는 일본 서부에 있는 가고시마현 미야마에 정착했으며 함께 움직인 도공들을 이끌며 유명 도자기인 `사쓰마야키`를 탄생시켰다.
제14대 심수관(오사코 게이키치)은 한일 문화교류에 힘을 쏟아 1989년 한국 정부로부터 명예총영사라는 직함을 얻었고, 1999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99년 제15대 심수관이 된 가즈데루씨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심수관가를 이끌고 있다.
심씨는 지난 5월 8일 정부 초청으로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청송 심씨 일가를 만나 심당길 이전 선조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을 계기로 이날 김포의 묘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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