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서 '구강검진' 안 받으면 두경부암 위험

김수진 기자

입력 2022-07-11 10:03  

두경부암 발생 위험 약 16% 높아
연간 환자 5,000명 발생하나 인지도 낮아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받지 않고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환자들은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약 16%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비인후과 정우진 교수, 치과 이효정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엄근용 교수,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위찬우 교수)이 2003~2004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환자 약 40만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분석 결과다.

두경부암은 우리 몸의 머리(두부)와 목(경부)에서 뇌와 눈, 식도를 제외한 입·코·혀·목·침샘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뜻하는 질환이다. 숨을 쉬거나 먹고 말하는 부위에 생기는 암이라, 진단이 늦어질수록 신체 기능에 장애를 남기고 얼굴 외관도 크게 달라진다.

두경부암은 연간 약 5,0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 증가세도 상당히 가파르다. 그러나 발병 부위에 따라 후두암, 구강암 등 명칭이 다양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국가암검진 대상 항목도 아니라, 말기에 발견하는 환자가 많은 편이다.

연구 결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그룹은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그룹에 비해 두경부암의 발생률이 16%가량 높았다. 특히 구인두암과 구강암에서는 위험도가 각각 48%, 2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경부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성별, 나이, 기타 질환, 흡연 및 음주 여부 등의 변수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구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의 두경부암 위험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치과 전문의 검진과 교육으로 구강위생에 악영항을 미치는 음주·흡연 같은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구강을 관리하면서 염증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감소해 이와 관련 있는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이효정 교수는 “국민 대부분을 아우르는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만 추가해도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연구 의미가 깊다”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구강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가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장려하는 정책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근용 교수는 “두경부암은 환자 수도 상당히 많고 증가세도 가파른 반면, 환자들의 경각심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국가암검진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구강검진 및 관리를 통해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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