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먼저 증권부 배성재 기자와 증시 진단해 봅니다. 배 기자,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보합세로 마무리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0%대 내에서 오르내린 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주 이어졌던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사라졌고, 오늘은 개인들이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 오늘 나온 7월 무역수지가 심상치 않습니다. 무역 적자가 가시질 않는 모습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출입 실적은 우리 증시의 바로미터죠. 오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무역적자액은 160억 달러에 육박합니다. 무역적자가 160억 달러를 넘었던 기록을 찾으려면 시계를 IMF 구제금융위기 직전인 1996년까지 돌려야 합니다. 당시 무역적자가 206억 달러, 역대 최고값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반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큰 무역적자를 기록 중인 겁니다.
문제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서 무역적자가 곧 달러 유출로 연결된다는 데 있습니다. 가뜩이나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거라는 우려를 선반영하면서 환율이 크게 올라있지 않습니까. 통화정책에 더해서 이제는 실물경기까지 환율에 영향을 주면서, 달러는 달러대로 나가고, 환율은 환율대로 오르는 악순환이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앵커>
안 그래도 금리 탓에 올랐던 환율이 계속해서 쌓이는 무역적자 탓에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군요. 그렇다면 무역적자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잘 아시다시피 에너지수입액, 즉 유가 때문입니다. 7월 집계를 살펴보면 에너지수입액의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이번 달 원유 수입 비중이 전체 수입액의 36%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원유 비중이 10%대를 유지한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아주 높은 수치입니다. 상반기 에너지수입액만 따져봐도 879억 달러에 이릅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87.5%가 오른 수치입니다.
<앵커>
결국 유가가 좀 진정돼야 무역적자도 가시고 환율도 개선이 될 텐데요. 유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좀 떨어지지 않았나요?
<기자>
지난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에 머물렀습니다. 앞으로 유가 전망들도 대부분 하락에 배팅을 하고 있는데요. 경기침체, 수요 급감 등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유가가 떨어질 거라고 볼 수는 없는 게, 지난주 나온 미국의 우수한 고용지표를 보면, 과연 앞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지 낙관만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유가가 점진적으로는 하락하겠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 유지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코스피는 수출입 동향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잖습니까. 이러면 하반기 증시에 있어서도 역시 무역적자나 고유가 문제를 주목해서 봐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개별 종목별로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문제의 중심에는 환율이 얽혀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탓에 안 그래도 오른 환율에 고유가, 무역적자 같은 상승 요인만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내수기업에 치명적입니다. 반면 수출기업들의 경우에는 기회가 되기도 하죠.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보면서 오늘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현대차와 기아입니다. 환율 외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깜짝 실적을 예고 중인데요. 관련 사안을 취재한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강미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가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보다 14% 높은 2조 4,7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4년 이후 8년 만의 최대치입니다.
기아 역시 시장 전망치보다 30% 가까이 많은 2조 2,4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환율 상승으로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다, 미국 시장에서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70%나 줄인 것이 주효했습니다.
반도체 대란 속에 자동차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바뀌면서, 대리점에 지급하던 판매 인센티브를 크게 줄인 겁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2분기에 줄인 판매 인센티브는 각각 6,208억 원, 6,409억 원으로 총 1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크게 줄이고도 시장 점유율이 올라간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가 유일합니다.
제품 경쟁력이 인정을 받은 건데, 달라진 대접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반도체 수급이 안정되고 다시 자동차 회사들 간의 경쟁이 시작돼도 달라진 제품 경쟁력으로 정면승부가 가능해진 겁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점유율이 높아졌다는 점은 한층 높아진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 깜짝 실적이라는 게 부각되다 보니 이 회사의 본연의 경쟁력 상승이 분명 있었음에도 그것에 묻히는 거죠.]
하지만 하반기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와 대규모 파업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역대급 실적을 예고한 현대차와 기아가 남아있는 악재들을 무사히 넘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기자>
이처럼 제품 경쟁력에 더해서 고환율까지 호재로 작용 중인 상황인데.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실정입니다. 결국 경기침체가 오면 글로벌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계속 오른다고 해서 무한정 수출기업에 이득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환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가 유가와 무역적자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이번 주 한국은행 금통위도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잖습니까. 이것도 환율에 변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우수한 6월 고용지표를 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번 달 말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더 커졌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달 말 한미 금리 역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환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고, 무역적자는 쌓여가고, 환율은 내려올 줄 모르는 지금, 각종 지표들이 당장 나아지긴 어려워 보이는 현실입니다. 연준의 FOMC까지 마친 이달 말 이후에 우리 교역여건이 더 악화하지는 않을지 주시하시면서 주가 향방을 가늠하셔야겠습니다.
<앵커>
증권부 배성재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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