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과 다르다"…상장 여전히 '첩첩산중'

입력 2022-07-11 19:06   수정 2022-07-11 19:06

    교보생명, 상장 난관…"생명보험 위축·금산분리 해결해야"


    <앵커>

    교보생명의 증시 데뷔가 재무적투자자(FI)와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으로 또 다시 불발됐습니다.

    교보생명은 어떻게든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겠다는 목표지만, 보험업황 위축과 교보문고 지분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문형민 기자입니다.

    <기자>

    교보생명이 4년 만에 재도전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데뷔에서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2012년 어피너티컨소시엄에 지분 24%를 매각했는데, 당시 걸었던 풋옵션이 족쇄가 됐습니다.

    교보생명 상장이 미뤄지자 어피너티는 2018년 주당 40만 9,900원에 풋옵션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신창재 회장이 풋옵션 이행을 거부했고 이들의 분쟁은 4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상장 규칙, 시행세칙 관련해서 경영의 안정성 부분이랑 소송 및 분쟁 등에 관한 내용에 적혀있어요. 교보생명 관련해서 나왔을 당시 풋옵션 관련해서 어퍼니티 측이랑 경영권 문제가…]

    한편, 증시에 이름을 올린 생보사는 동양생명, 한화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모두 4곳.

    특히 삼성생명은 청약증거금 20조원, 상장일 시가총액 23조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생명보험사 상장 붐이 일었던 2010년 전후와 비교해 현재 상황은 180도 다릅니다.

    당장 2분기 순이익은 저축성 및 변액보험 판매 부진에 1년 전보다 51% 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금리 상승 기조에 보유 주식과 채권 가치가 급락하자 재무건전성 악화까지 우려되는 상황.

    이러한 이유로 삼성생명은 공모가 대비 현재 45% 내렸고 한화생명은 74%나 하락했습니다.

    재차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교보생명이지만, 생보사의 주가 부진에 직격타를 맞고 있습니다.

    [이홍재 / 현대차증권 연구원: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 등 경쟁사들이 PBR 0.3~0.4배 이런 상황에서 (교보생명의) 상장 가격이 문제지,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자니 지금 애매한 상황이 아닌가.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격이 관건인데…]

    예상 기업가치는 약 3조원, 주당 20만원 안팎으로 어퍼니티가 요구하는 수준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에 더해 교보생명은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교보문고의 지분을 75%나 털어야 하는 것도 숙제입니다.

    금융당국이 "교보생명은 교보문고를 자회사에서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상장을 향한 교보생명의 12년 간의 여정, 위축되는 생명보험업과 당국이 지적한 금산분리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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