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보생명의 증시 데뷔가 재무적투자자(FI)와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으로 또 다시 불발됐습니다.
교보생명은 어떻게든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겠다는 목표지만, 보험업황 위축과 교보문고 지분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문형민 기자입니다.
<기자>
교보생명이 4년 만에 재도전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데뷔에서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2012년 어피너티컨소시엄에 지분 24%를 매각했는데, 당시 걸었던 풋옵션이 족쇄가 됐습니다.
교보생명 상장이 미뤄지자 어피너티는 2018년 주당 40만 9,900원에 풋옵션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신창재 회장이 풋옵션 이행을 거부했고 이들의 분쟁은 4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상장 규칙, 시행세칙 관련해서 경영의 안정성 부분이랑 소송 및 분쟁 등에 관한 내용에 적혀있어요. 교보생명 관련해서 나왔을 당시 풋옵션 관련해서 어퍼니티 측이랑 경영권 문제가…]
한편, 증시에 이름을 올린 생보사는 동양생명, 한화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모두 4곳.
특히 삼성생명은 청약증거금 20조원, 상장일 시가총액 23조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생명보험사 상장 붐이 일었던 2010년 전후와 비교해 현재 상황은 180도 다릅니다.
당장 2분기 순이익은 저축성 및 변액보험 판매 부진에 1년 전보다 51% 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금리 상승 기조에 보유 주식과 채권 가치가 급락하자 재무건전성 악화까지 우려되는 상황.
이러한 이유로 삼성생명은 공모가 대비 현재 45% 내렸고 한화생명은 74%나 하락했습니다.
재차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교보생명이지만, 생보사의 주가 부진에 직격타를 맞고 있습니다.
[이홍재 / 현대차증권 연구원: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 등 경쟁사들이 PBR 0.3~0.4배 이런 상황에서 (교보생명의) 상장 가격이 문제지,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자니 지금 애매한 상황이 아닌가.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격이 관건인데…]
예상 기업가치는 약 3조원, 주당 20만원 안팎으로 어퍼니티가 요구하는 수준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에 더해 교보생명은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교보문고의 지분을 75%나 털어야 하는 것도 숙제입니다.
금융당국이 "교보생명은 교보문고를 자회사에서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상장을 향한 교보생명의 12년 간의 여정, 위축되는 생명보험업과 당국이 지적한 금산분리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