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 사태를 맞으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스리랑카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스리랑카 공군은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군기를 이용, 몰디브 수도 말레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고타바야 대통령과 함께 사임 압력을 받아온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사임하지 않고 대통령 권한 대행을 이어받겠다는 입장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반정부 시위대는 인근에 있는 총리 집무실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경찰도 급히 인력을 파견해 최루탄을 쏘는 등 시위대를 막아선 상태다.
시위대는 콜롬보 외곽의 행정수도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에 있는 국회로도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리랑카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를 선포한 상태다.
스리랑카는 지난 5월 외채 이자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를 선언했고, 신용 거래가 중단되면서 석유 등 필수품 수입이 사실상 끊겼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 9일 고타바야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총리 집무실 등을 점령했다.
그 사이 고타바야 대통령은 인근 군 기지로 대피했고,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에게 13일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현재 고타바야 대통령은 몰디브로 도피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아직 콜롬보에 남아 국회의원들과 향후 정국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지난 9일 대규모 시위 당시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여당을 중심으로 대통령 승계 1순위인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권한 대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당은 승계 2순위인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추대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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