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캠퍼스 내에서 여대생이 성폭행 당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인하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총학생회는 "그저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고개만을 떨굴 뿐"이라며 "어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렇게 겨우 20살,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이자 동기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적었다.
이어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과 끝없는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하나뿐인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동기와 후배를 떠나보낸 이들을 위로한다"며 "우리 곁을 떠난 그를 엄숙히 추모한다. 할 수 있는 말이 이뿐이라 송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총학생회가 입장문에서 가해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인터넷에 비판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선 입장문 속 미사여구를 지적하며 "웹소설 쓰나", "시 같다"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하대 1학년생인 20대 남성 A씨는 전날 새벽 교내 건물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 B씨를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5층짜리 학교 건물 안에서 성폭행을 당한 B씨가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B씨는 전날 오전 3시 49분께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쓰러져 있다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옷이 벗겨져 있던 그는 머리뿐 아니라 귀와 입에서도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후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진=연합뉴스/인하광장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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