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의 선박 점거 농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등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불법 행위를 끝내라"며 공권력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우조선해양 사태 관련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먼저 "기업 정상화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불법점거 사태는 대우조선해양 및 협력업체 대다수 근로자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오랜 불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한국 조선 산업이 지금껏 쌓아 올린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일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불법행위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동료 근로자 1만8천여명의 피해와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 행동"이라며 "철 지난 폭력·불법적 투쟁방식은 이제 일반 국민은 물론 대다수 동료 근로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노사 자율을 통한 갈등 해결을 우선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주요 업무시설을 배타적으로 점거한 하청노조의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며 재물손괴 등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다. 산업은행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 노조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지난 15일 창원지법이 사측의 집회 및 시위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한 것을 거론하며 "사법부도 이례적으로 (점거에 대해) 불법성을 명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오찬 주례회동에서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해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며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소규모로 진행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관련 상황 보고를 받은 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관계부처 장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한 총리는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고, 관계 장관들은 오후 담화문 발표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전임자 등 노조활동 인정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지회는 지난달 18일부터는 옥포조선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1도크(산벅건조장)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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