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것과 관련, 정부는 이번주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질병관리청은 24일 "국내외 발생상황과 WHO의 PHEIC 선포를 고려해 이번주 중에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개최, 조치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서둘러 새로운 대응책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대책을 재점검하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번 원숭이두창의 PHEIC 선언은 이 질병의 유행세나 치명률이 코로나19만큼 강하다는 의미보다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신호라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전날 WHO가 PHEIC를 선언하기에 앞서 열린 긴급위원회에서는 15명 위원 가운데 9명이 이 결정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의 확산세나 치명률 등이 PHEIC 선언 요건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환자 증가폭이 가파른 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다소 유행에서 비켜나 있는 상황인데다 국내에서는 첫 환자 확인과 함께 상당한 수준의 조치가 이미 시행 중인 상황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은 유럽과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반면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는 가장 낮은 확진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며 "WHO는 원숭이두창 위험도를 유럽은 `높음`, 유럽을 제외한 세계는 `중간`으로 1차 비상위원회 때와 동일하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한국 1명, 싱가포르 6명, 인도 2명, 대만 2명 등 4개국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6월 8일에는 이 질병을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지난 6월 22일 국내 원숭이두창 환자 첫 사례가 확인되자 원숭이두창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고, 대응체계도 질병관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했다. 현재도 이 단계와 체계는 유지 중이다.
지난 8일에는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이 국내에 들어와 전국 17개 시도 지정 병원에 공급됐다.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천명분에 대한 계약도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는 지난달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으로,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서 15일간 격리 치료를 받았고, 피부 병변 부위가 회복된 뒤 감염력이 소실됐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지난 8일 격리해제돼 퇴원했다.
또 이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에 탔던 접촉자 49명(중위험 8명, 저위험 41명)은 의심증상 신고 없이 21일 간의 감시기간을 마쳤다. 방역당국은 중위험 접촉자를 대상으로 예방접종 희망 여부를 조사했으나 희망자가 없어 예방접종은 시행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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