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 전해주시나요?
<기자>
지금 휴가철이잖아요. 원래 여름 휴가라고하면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도 좀 다녀와야 하는데요.
리오프닝으로 다시 여행 수요가 늘면서 가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던 기업 중 하나가 바로 오늘의 기업입니다.
대표적인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인 보잉입니다.
<앵커>
보잉이 리오프닝으로 기대를 많이 받았었는데 생각만큼 주가가 시원하게 회복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보잉의 최근 5년 동안의 주가 그래프인데요.
보시면 2020년 코로나 국면을 맞으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2021년에 조금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다시 2020년 수준에서 머물고 있죠.
코로나 이후 리오프닝으로 수혜가 기대됐던 것에 비해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어제 보잉이 787기 인도를 다시 시작했다는 호재가 전해지면서 간밤에 보잉의 주가는 6.13% 올랐습니다.
<앵커>
기존에는 주가가 부진했는데 어제 호재가 나와준 거네요.
그렇다면 리오프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보잉의 주가가 여전히 올라오지 못했던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보잉의 경우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주가 발목을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는 국제 갈등 사이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국영 항공사들이 항공기 수주를 대거 보잉의 경쟁사인 에어버스로 몰아준 겁니다.
지난달 초 중국의 동방항공, 남방항공, 에어차이나, 선전항공 등 국영 항공사들은 유럽의 에어버스에게 292대를 구매한다고 밝혔는데요.
일각에서는 중국이 항공기 구매력으로 미국에 견제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2017년 10월 이후 보잉의 항공기를 구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미국 정부와의 계약도 보잉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보잉은 미국에도 치이고 중국에도 치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보잉은 미국 기업인데 왜 미국 정부와의 계약에서도 불리했던 거죠?
<기자>
보잉의 방산부분 때문인데요.
보잉의 방산부분은 미국 국방부와의 계약이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요. 이때 계약은 가격을 미리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인플레이션, 공급망 문제 등으로 오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인겁니다.
보잉의 사업부별 영업 마진을 비교해봤는데요.
방위산업의 경우 기존에 13.9% 마진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1.1%로 크게 급감했습니다.
민항기나 글로벌 서비스 부문에서는 마진이 개선된 것과 상반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 2분기 보잉의 방산부문 매출 성장률은 -10%를 기록했습니다.
미중 관계 뿐만 아니라 세인트루이스 보잉 공장 3곳이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번 호재와 직결되는 787기 인도 중단이 가장 문제가 되었습니다.
<앵커>
인도가 중단되었던 건 왜 그런건가요?
<기자>
지난해 6월에 보잉 787기가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서 중단되었는데요.
보잉의 주력 기종인 787 드림라이너의 인도가 중단되면서 1년 넘게 인도가 중단되었던 겁니다.
통상적으로 고객사들은 항공기 인도가 1년 이상 지연되면 벌금을 내지 않고 구매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데요.
계약 취소분을 제외하고 보잉이 제작한 채로 인도를 기다리는 제트기는 120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잉이 인도하는 항공기 수가 늘수록 수익이 개선될 텐데요.
어제 미국 연방항공국이 보잉 787기 수리 검증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 기종을 인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특히 앞서 보신 것처럼 중국 항공사들과의 거래도 순탄하지 않고 있어서 특히나 중단되었던 인도가 얼른 재개되는 것이 보잉 실적에 결정적인 시점었던 겁니다.
월가에서는 이번 인도 재개로 보잉이 올해 중으로 787 제트기 중 약 85대를 인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이번 인도 재개가 앞으로 남은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오늘 6% 넘게 오른 것처럼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
<기자>
이번 호재가 보잉에 분명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모간스탠리에서는 보잉이 가지고 있는 120대의 재고가 170억 달러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인도 재개가 보잉 주가에는 긍정적인 촉매제라고 기대감을 보였는데요.
모간스탠리의 보잉 항공기 인도 시나리오는 올해 20대, 내년에 66대, 2024년에 110대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에서는 “787기 인도 재개로 재고로 묶인 현금흐름을 해소하고 생산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120대의 가치는 70억 달러 수준의 재고 가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보잉의 현금흐름 개선에는 이견이 없지만 재고 가치에 대한 평가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현금흐름 개선이 실적으로 가시화되는 시기는 언제가 될까요?
<기자>
JP모간에서는 “항공기 인도가 늘면서 2022년부터 현금 창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제프리스에서는 “인도가 천천히 재개될 것”이라면서 “23년까지는 비정상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올해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항공기 인도 재개가 보잉에게 분명 호재이긴 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모멘텀을 탈 수 있을지는 현금흐름 개선이 실적으로 반영되는지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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