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가 감독 동의 없이 작품을 축소 편집해 공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쿠팡플레이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던 이주영 감독은 2일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8부작 `안나`를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6부작으로 편집해 제가 연출한 것과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작품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 감독은 2017년 11월 8일부터 지난해 7월 12일까지 3년 8개월에 걸쳐 드라마 `안나` 8부작을 집필했고 지난해 10월 15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최종고대로 촬영을 진행했고, 촬영이 완료될 때까지도 쿠팡플레이 측은 1∼4부 가편집본에 대해 별다른 수정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지난 6월 7일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이 감독은 말했다.
이 감독은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딧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입장문에서 쿠팡플레이가 모든 스태프에게 공개 사과하고, 이른 시일 내에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 감독판으로 공개하는 한편 이번 같은 일방적 편집을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라고도 요구했다.
이 감독은 지난 6월 24일 `안나`가 공개된 뒤에도 쿠팡플레이에 여러 차례 입장을 전했고 내용증명도 보냈으나 쿠팡플레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공론화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쿠팡플레이는 "가편집본을 보니 처음에 합의했던 작품 분위기와 너무 달라서 올해 2∼5월 수차례 간곡하게 수정을 요구했지만 피드백이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감독님과 편집 작업까지 마무리하게 되면 대중성 있는 콘텐츠를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해 재편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7월 27일 이 감독이 보낸 내용증명을 접수하고 답변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틀 안에 복잡한 사안에 대해 회신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나`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로,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수 겸 배우 수지의 열연과 이주영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큰 호평을 받으며 올여름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사진=쿠팡플레이)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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