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에 `올인`하며 막대한 투자 손실을 불러온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가 직을 내려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1989년 회사 창업 후 줄곧 CEO를 맡아왔던 마이클 세일러가 CEO직을 내려놓고 대신 회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세일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회장직과 CEO직의 역할을 분리함으로써 비트코인 매수·보유와 기업 분석 소프트웨어 사업 성장이라는 두 가지 기업 전략을 더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회장으로서 비트코인 매수 전략에 더 집중하고 후임 CEO가 전반적인 기업 운영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2년 전부터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포함해왔으며, 비트코인 매수에 40억달러(약 5조2천억원) 가까이를 지출했다.
이 업체의 본업은 기업용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지만, 세일러는 자신들이 미국 내 유일한 비트코인 현물 ETF 역할도 한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미 증권당국이 비트코인의 미래가격 전망치에 기반한 ETF만을 허용하는 가운데, 비트코인 보유량이 많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식이 현물 ETF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세일러는 4월 "설사 현물 ETF가 있다 해도 이는 1% 수수료를 내야하고 레버리지 투자도 안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로, 현금흐름을 비트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비트코인 매수 평단가는 약 3만700달러(약 4천만원)인데,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가인 6만8천990.90달러를 찍은 뒤 올해 한때 2만 달러 아래까지 내려왔다가 최근 2만3천달러(약 3천만원) 선을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회사 부채를 끌어다 비트코인을 매수했으며, 3월 비트코인 추가 매수를 위해 비트코인 보유분을 담보로 약 2억달러(약 2천625억원)를 빌리기도 했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51% 빠진 가운데,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도 48% 떨어진 상태다.
이 업체의 2분기 손실액은 10억6천200만달러(약 1조4천억원)인데, 이 가운데 대부분인 9억1천780만달러(약 1조2천억원)가 비트코인 보유에 따른 평가손실이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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