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는 경기 선행지표
대형 기업 호실적·전망 상향도
루시드는 급락…생산전망 하향
오늘 마감한 미 증시 흐름상 특징적인 부분들 짚어주시죠.
<기자>
3대 지수 모두 이틀 동안의 하락을 마치고 상승 마감했습니다. S&P 500 보면 기본 산업재와 에너지 섹터를 제외한 종목군이 모두 상승했죠. 월가에서는 오늘의 강한 반등 흐름을 만든 주 요인을 오전에 나왔던 좋은 경제지표에서 찾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오전 10시 미국의 7월 ISM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가 발표됐습니다. PMI는 기업에서 자재 구매나 비용관리 등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앞으로 경기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알 수 있는 경기 선행지표입니다. 비제조업이라고 하면 은행과 같은 금융권, 요식업, 또 항공과 같은 서비스업들을 포함하는데 7월 비제조업 PMI 결과치가 기존 예상보다 좋은 56.7로 집계됐습니다. 당초 컨센서스는 53.5였는데 53.5라는 숫자는 지난 2020년 5월 이후 수치가 가장 낮을 것이라는 예상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발표된 지표를 보니 예상을 웃돌았을 뿐 아니라 전달에 나왔던 것(55.3)보다 좋았던 겁니다.
또 하나 살펴볼 부분은 미국의 경제를 받쳐주는 동력인 주요 기업의 실적과 전망이 괜찮게 나왔다는 점입니다. 오늘 실적이 발표되는 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가장 큰 곳은 대형 약국 체인 CVS이었는데요. CVS는 매출 806억 4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2.4달러로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성적과 함께 올해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했습니다. 주가가 6.3% 올랐습니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 갖고 있는 전기차 기업 루시드 그룹은 실적발표 후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11% 넘게 빠졌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매출도 매출이지만, 연간 생산 목표를 이전에 제시했던 것의 절반 수준인 6천대 수준으로 수정한 것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루시드가 설명한 대로, `이례적인 공급망과 물류 문제`를 이 회사가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오늘 장 흐름과는 별도로, 펠로시의 대만 방문으로 인해 미중 갈등이 더 심해질 수 있고 특히 반도체 산업에 피해가 있을 것으로도 생각해볼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이번에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미국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 가운데 하나라는 점과, 대만 방문에서 정치적으로 중국이 싫어할 만한 인사를 골라 만난 것에 더해 대만 굴지의 반도체 업체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을 직접 만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겠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TSMC 회장에 최근에 통과한 반도체 산업 육성법을 설명하고, TSMC의 미국 투자 확대 등을 리우 회장과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달 29일 미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법을 통과시켰을 때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 법안에 대해 "다음 세대를 위해 경제와 국가 안보를 지키는 혁신적인 투자를 실시하는 중요한 한 걸음을 밟았다"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었던 점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최근의 행보들을 보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반도체 산업에서 마찰음을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당장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이 첫 북미 공장 착공 계획을 보류했다는 뉴스가 매체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대만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일본과 반도체 동맹을 맺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쉽게 버리기 어려운 우리 반도체업체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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