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지구 "71%가 인간활동 영향 탓"

입력 2022-08-05 15:27  


최근 170여년 사이 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된 500여 건의 이상기후 현상을 분석해보니 전체의 71%가량에서 인간이 영향을 미친 사실이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영국의 기후 정보 웹사이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가 수집한 1850년부터 올해 5월 사이의 이상기후 현상 504건에 대한 연구 보고서 400여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고 전했다.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발생 확률이 높아지거나 기후변동의 폭이 커진 사례가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특히 폭염은 전체 152건 중 93%가 인간의 활동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가뭄은 81건 중 55건(68%), 호우와 홍수는 126건 중 71건(56%)이 인간의 영향을 받았다.

가디언은 "지난 30년간 여름철 고온 때문에 발생한 인명피해의 3분의 1은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의 직접적 결과로 수백만 명이 희생됐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체 504건 가운데 "북미와 유럽, 일본의 극심한 폭염과 시베리아 기온 급등, 호주 해수온도 상승 등 12건은 인간이 전 세계에 걸쳐 기후 불안정을 초래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있을 수 없었던 현상들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작년 북미와 태평양 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열돔 현상`도 포함된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대 소속 기후과학 전문가 프레디 오토 박사는 "해당 현상은 기존 (최고기온) 기록을 5도나 웃돌았다.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선 이에 앞서 2018년에도 비슷한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북반구 국가를 동시다발적으로 덮친 폭염도 유사한 진행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카본 브리프는 2017년 7월부터 매년 이상기후 현상과 관련한 연구현황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카본 브리프는 첫 보고서를 내놓을 때만 해도 이상기후 현상 가운데 인간 활동에 영향을 받은 비율이 올해보다 3%포인트 적은 68%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에 인간이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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