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치킨 한 마리를 5천원에 선보였던 통큰치킨 기억하십니까?
최근 대형마트들은 과거 통큰치킨을 떠올리게 하는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내놓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은 골목 상권 침해를 외쳤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6월 말 홈플러스가 선보인 당당치킨입니다.
치킨 한 마리를 6,990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출시 이후 지금까지 30만 마리가 넘게 팔렸습니다.
1분에 5마리씩 팔린 셈, 말 그대로 돌풍입니다.
이같은 흥행에 이마트(5분치킨)와 롯데마트(한통치킨)도 저렴한 치킨을 잇따라 선보이며 치킨대전에 뛰어들었습니다.
12년전 롯데마트가 한 마리에 5천원에 팔던 통큰치킨이 부활한 셈인데, 이번 치킨대전의 판도는 과거와 딴판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당시엔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반면, 이번엔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가격이 3만원에 달하면서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쪽으로 비난 여론이 몰리기도 합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격 합리화라는 이유로 가격을 높여왔던 것도 (마트 치킨 인기의) 한 요인이고, 그것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전보다는 상당히 높고…]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달라진 것도 한 요인입니다.
과거에는 치킨업체가 영세사업자, 대형마트는 대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치킨업체가 해외로 진출할 정도로 충분히 성장했다는 겁니다.
실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BHC 32.4%, BBQ 16.8%, 처갓집치킨 15.8%).
수익성이 충분히 나는데도 이들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치킨 가격을 줄줄이 올렸는데,
이것도 소비자들의 달라진 민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입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프랜차이즈 본사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대리점과의 관계를 조정해서 치킨 가격을 낮춰야지, 본사는 뒤로 물러나 있으면서 가맹점이 자영업자기 때문에 소비자가 비싸더라도 사서 먹어라 이렇게 얘기하기는 맞지 않는 것이고…]
이런 여론 속에 프랜차이즈업계는 "마트의 반값 치킨은 사실상 미끼상품으로 소상공인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소비자 민심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폭리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긴장하는 모습도 역력합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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