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리은행에서 불거진 700억원대 횡령 사건과 관련 CEO 제재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16일 출입기자 간사단 간담회에서 `우리은행 횡령 관련 관리감독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기준 미마련을 이유로 CEO에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한 충분한 전례가 쌓이지 않았다"며 "한편으로는 과연 모든 (사고)건들을 (CEO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EO제재가 잦아지면 금융사를 소극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진다"며 "어떻게 보면 우리 경제의 힘든 상황을 같이 뚫고 나가야 하는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700억원 횡령은 누구한테 책임을 묻고 끝내기에는 고려해야 할 것들이 더 있다"며 "이 때문에 최고 금융기관 운영 책임자에게 바로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8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최근 은행권의 외환 이상거래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자금 흐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은행 실무자와 업체의 유착 여부, 본점에서는 왜 몰랐는지 등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에 대한 과도한 책임 추궁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은행이 반복되는 수상한 외환 송금을 걸러내지 못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우리은행·신한은행에서 불거진 외환 이상 거래는 당초 추정치였던 4조원대에서 다른 은행권 의심 사례까지 합쳐 8조원대로 불어난 상태다.
대부분 가상화폐 거래소를 거친 거래로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싼 ‘김치 프리미엄’ 차익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이상 거래가 장기에 걸쳐) 첫 번째가 아니고 두 번째, 세 번째 있었으면 그때쯤에는 (은행에) 뭔가 빨간불이 들어왔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한국에 있는 달러(외화) 몇조원이 그냥 나간 것인데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외환 이상 송금과 관련한 은행 최고경영자(CEO) 등의 징계 등 제재에 대해선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말 누가 보더라도 이 정도는 책임져야 한다는 정도가 아니면 가급적 과도한 책임 추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