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동`이 호흡기 질환 진단 제품인 `날숨포집기` 하자 논란으로, 제품 수출업체로부터 피소 위기에 놓였습니다. 17일 국동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은 `크리스에프엔씨`는 최소 백억 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는데요.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국동과 크리스에프엔씨는 어떤 회사죠?
<기자>
국동은 의류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업체입니다. 다른 기업으로부터 주문받은 옷을 만들어주는 사업 형태죠. 나이키(NIKE)나 H&M이 고객사로 생산 공장은 인도네이사, 멕시코 등 국가에 있습니다.
이 회사를 인수한 게 크리스에프엔씨(이하 크리스)인데요. 국내 1위 골프웨어 기업입니다. 국동 지분 21.77%를 340억 원에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는데, 17일 잔금(150억 원)을 치르며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앞서 크리스는 지난 5월 물류창고에 불이 나면서 600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는데요. 최근 골프에 더해 테니스 의류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장 화재는 뼈아팠을 겁니다. 국동 인수를 서두른 배경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코로나19 와중에도 골프만큼은 성장세를 이어갔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끝났겠다, 수요가 늘었을 텐데 없어서 못 팔았다는 의미군요. 위기 타개를 위해 국동을 사들였는데, 소송전에 휘말리게 됐다고요?
<기자>
고소를 검토 중인 쪽은 `아르카아이앤씨(이하 아르카)`입니다. 사업 중 하나로 의료기기 수출입을 벌이는 기업인데요. 국동과 그 자회사인 바이오 연구 기업 `쎌트로이`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67년 설립된 국동은 의류 기업이지만 최근 바이오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 중이었습니다. 2020년 당시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더와이홀딩스에 넘긴 게 출발점이었는데요. 더와이홀딩스(75.0%)와 쎌트로이(58.66%)의 최대주주가 오창규 현 국동 대표입니다.
고소 이유는 쎌트로이가 개발한 `날숨포집기` 때문입니다. 아르카는 해당 제품의 해외 수출을 진행했는데요. 현지 판매를 위해 임상 시험을 진행하던 중 태국, 독일 등에서 줄지어 문제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크리스로서는 당장 의류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했나 본데 예기치 않은 문제가 터진 거군요. 그렇다면 날숨포집기가 뭔지 짚어봐야 할듯한데, 정확히 어떤 기기인 겁니까?
<기자>
날숨포집기는 내뱉는 숨으로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하도록 개발됐습니다. 아르카에 따르면 개발사 쎌트로이는 "`세계 최초`이며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호흡기 질환 진단에 사용될 수 있다"고 홍보했는데요. 기존 면봉으로 코를 쑤시는 방식(비인두도말법) 보다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능력이 높다는 거죠.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사용이 간편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량 검사도 쉬워서 방역 빗장을 일찍 푼 유럽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았다고 합니다. 국동이 자회사 쎌트로이와 함께 날숨포집기 개발과 상용화에 힘을 쏟은 이유죠.
실제로 지난해 관련된 보도자료가 배포되기도 했습니다. 5월에 쎌트로이가 날숨 포집 키트 특허를 냈다는, 11월에는 국동이 `세계 최초의 상용화 날숨포집기가 미 FDA 등록을 완료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소식에 국동 주가는 20% 급등 마감할 정도로 기대가 컸습니다.
<앵커>
숨만 뱉으면 코로나는 물론 다른 폐 질환도 검사가 가능하다면 혁신적인 제품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 제품의 성능이 의심을 받고 있다고요?
<기자>
아르카 측은 날숨포집기의 수출을 위해 해외에서 진행한 임상 테스트에서 문제가 잇따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두 위음성, 즉 양성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음성으로 판정됐다는 건데요. 아르카는 임상 비용은 물론 해외 거래처에 제품을 제때 주지 못해 생긴 손해 배상, 예상 수익 금액까지 최소 100억 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합니다.
아르카는 국동과 쎌트로이를 상대로 민형사상 고발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날숨포집기가 정상인 양 속였다는 주장인데요. 피고소인에는 국동 법인이 올라, 경영권을 가져간 크리스도 논란을 피하긴 어려운 모습입니다.
<앵커>
피해액이 100억 원이라면 적지 않은 금액이군요, 인수합병 직후에 골머리를 앓게 생겼습니다. 국동이나 크리스에프앤씨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국동은 날숨포집기 공급에 관한 어떠한 계약도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제품을 주고 싶다는 공급의향서(LOI)는 있었지만 법적 책임은 없다며, 비슷한 사례의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국동 자신들이 해당 제품의 성능이 검증됐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도 아르카가 투자를 했으므로 비용도 스스로의 몫이란 반박입니다.
이같은 소송 리스크를 모른 채 M&A를 한 크리스에프앤씨는 `사실 관계 파악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실제 소송이 시작되지 않은 만큼 전후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예기치 못한 법적 분쟁에 곤혹스러운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아르카는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늦어도 다음 주에는 고발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100억 원의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어서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그 이상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상반기 기준 국동은 11억 8천만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 소송전이 현실화할 경우 크리스로서는 물류 창고 화재에, 적자 기업 인수, 게다가 예기치 않은 법적 분쟁까지 맞딱뜨리게 되는 건데요. 주가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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