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서 시작된 `반값 치킨` 경쟁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치킨 적정 가격을 두고 연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배달비를 포함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한 마리 3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저렴한 치킨을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대형마트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델리(즉석조리식품) 코너에서 판매하는 치킨과 프랜차이즈 전문점의 원가는 개념 자체가 다른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
대형마트의 델리 코너에서는 치킨 외에도 새우튀김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한다. 튀김기 등은 다른 품목 제조에도 사용되는 만큼 원가에는 설비 비용이 따로 반영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기존 델리코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치킨도 조리하기 때문에 인건비도 원가 계산에서 제외된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닭 역시 대형마트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대량 구매가 가능한데다 직접 매입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처럼 납품 단계별 마진이 붙지 않는다.
닭만 별도로 운반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별로 다른 제품이 들어갈 때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물류비용도 절감된다.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달리 절임무나 소스, 음료가 함께 제공되지 않아 이에 따른 비용도 아낄 수 있고 별도의 가맹비나 임대료, 배달비도 들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유명 광고모델을 기용하고 이 비용이 최종 상품 가격에도 반영되지만, 마트 치킨은 별도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케팅 비용에서도 차이가 난다.
더욱이 대형마트로서는 치킨을 사러 왔다가 다른 상품도 함께 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일종의 `미끼 상품` 역할도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프랜차이즈 본사에 내는 비용과 가맹점 자체 인건비 등이 모두 반영되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대형마트 치킨은 원가 개념 자체가 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자사의 상품과 대형마트의 치킨은 출발선부터 다르다고 설명한다.
한 치킨 전문점 관계자는 "마트 치킨에는 인건비, 임대료 등 매장 운영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마트니까 가능한 가격 구조"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마트 치킨은 사실상 다른 제품이라고 봐야 한다"며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쓰는 생닭은 `10호` 크기로 마트가 주로 쓰는 8, 9호 닭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름과 양념도 마트보다 프랜차이즈 제품의 품질이 좋다"며 "프랜차이즈 치킨과 마트 치킨의 품질 차이는 소비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치킨 가격 논쟁은 12년 전 롯데마트가 5천원짜리 `통큰 치킨`을 내놨을 때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당시 소비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치킨 전문점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일주일 만에 판매를 접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