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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밖에 돈 갈 곳 없다…주식시장 약세 이끄는 '킹달러'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입력 2022-08-23 08:08   수정 2022-08-23 08:29

<앵커>
오늘 마감한 미 증시에서 특징적인 부분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오늘은 상승·하락 섹터를 찾아보는 일이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지난 6월 16일 이후 가장 낙폭이 큰 날이었고요. 섬머 랠리가 지워지고 있다는 말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S&P 500 변동성지수 VIX는 오늘 하루 3.2포인트 오르며 23.8선까지 높아졌습니다.


미국 증시 내에서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꼽혀온 AMC가 오늘 하루 42% 급락한 것을 비롯해 베드 배스 앤 비욘드, 게임스톱와 같은 밈 주식들이 시장 평균보다도 더 높은 하락을 기록한 점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주식 시장 내에서도 위험 자산군으로 꼽혀온 부분들이 대체로 하락세가 깊었습니다.

<앵커>
강달러가 이어지는 모습인데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9월 FOMC에서 0.5%p가 아닌 0.75%p 인상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될까요?

<기자>
오늘 연방 기금금리선물 시장을 기반으로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따지는 페드워치만 놓고 보면, 미국의 9월 기준금리 75bp 인상 가능성이 10%p 정도 앞서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질문의 본질이 결국 현재 강달러의 배경과 그 지속가능성을 여쭤보시는 거라면요. 강달러의 배경은 단순하게 오는 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p 올리느냐, 아니면 0.75%p 올리느냐가 아닐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실제 페드워치 데이터는 최근 하루 건너 하루 꼴로 50bp 또는 75bp, 이런 식으로 확률이 우세한 금리 인상폭이 바뀌어왔는데도, 그 사이에 달러화 가치가 얼마나 힘이 센가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상승세를 지속해왔죠. 달러인덱스는 현재 108.9선을 넘어섰습니다.

지금 달러는 달러 그 자체가 강해지는 것만큼 다른 나라들의 통화가 약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셔야 할 겁니다. 각국에 드리우는 경기 침체 우려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점검을 이유로 독일과 이어진 가스관 공급을 차단하고, 영국의 내년 1월 인플레이션이 18% 넘게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예사롭지 않고요. 이러한 것들이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를 짙게 만드는 상황을 강달러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이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사실상의 기준금리라고 불리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춘 점도 살펴보실 부분입니다.


유로화 가치가 0.995달러 아래로 내려간 점도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영국의 결제업체 캐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본부장은 유로당 0.995달러선이 무너지면 추가적인 유로화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었고요. 적어도 미국의 통화정책과 관한 방향성이 공개될 잭슨홀 심포지엄 전까지는 달러가 약해질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달러가 과대평가됐더라도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서는 상대적인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점을 살펴보셔야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점들을 고려하면, 강달러 기조가 큰 틀에서 생각보다 길 수도 있다는 뜻이 될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잭슨홀 미팅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만큼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등장하지 않고서는요.

요약하면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안전자산인 달러로 세계의 돈이 모이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 안전자산으로서 달러는 금보다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 표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1750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전날보다 0.77% 떨어진 1749.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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