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2.50%로 2.00%포인트나 뛰었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27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돼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으로 투자)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천757조9천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상 6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기준금리 조정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비중은 78.1%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대출금리가 그만큼만 올라도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3조4천323억원(1천757조9천억원×78.1%×0.25%) 늘어난다.
지난해 8월 금통위가 사상 최저 수준(0.50%)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렸고, 이후 올해 7월 한 차례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이날까지 모두 2.00%포인트(0.25%포인트×8) 인상한 만큼, 약 1년간 늘어난 이자만 27조4천584억원 가량(3조4천323억원×8)으로 추산된다.
앞서 한은은 작년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이 2020년말 289만6천원에서 각 305만8천원, 321만9천원으로 16만1천원, 32만2천원씩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약 1년동안 2.00%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8만8천원 정도다.
지난 17일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최고 6.11% 수준이다. 지표 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빅 스텝의 영향으로 최근 한 달 사이 0.52%포인트나 뛰면서 변동금리도 다시 6%대에 들어섰다.
더구나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남은 두 차례(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3.00%까지 0.25∼0.50%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미 6%대를 넘어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올해 말께 7%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 가계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한은이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천억원 늘어난다. 산술적으로 0.25%포인트만 인상돼도 약 2조원의 기업 이자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올해 들어 증가세가 주춤한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최근까지 계속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말 현재 기업대출(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 포함) 잔액은 681조6천744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5조7천865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709조529억원→697조4천367억원)이 11조6천162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9월 만기 연장·이자 유예 등의 금융지원까지 끝나면 한계기업이 속출해 대출 부실이 결국 금융권 전체 건전성 위험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금까지 금융지원으로 가려져온 기업 대출의 손실이 제대로 드러나면, 국내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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