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26일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대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며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달러당 1,330원을 돌파한 데 이어 1,340원대까지 치솟는 등 환율 폭주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잘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25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원·달러 환율이 높지만 위기 상황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한 데 이은 사흘 연속 구두개입이다.
방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므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에 대한 신뢰 문제보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 주로 대외 요인에 근거한다"며 "원화뿐만 아니라 여타 주요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로화는 11.9%, 영국 파운드화는 12.5%, 일본 엔화는 15.8%, 중국 위안화는 7.3% 각각 절하됐다. 원화 가치는 11.0% 떨어졌다.
방 차관은 "한미 간 정책 금리가 역전됐던 7월 말 이후에도 외국인 증권 자금 유입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대외 건전성 판단에 더 중요한 경상수지는 상반기까지 248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므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비해 나가겠다"며 "외환시장 심리의 한 방향 쏠림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에 쏠림이 발생하거나 투기적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적기에 시장안정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기관 외환 건전성과 외화자금시장 유동성도 수시로 점검하면서 이달 중 수출 종합대책을 마련해 경상수지 흑자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선 "국채 금리 상승 등 시장별로 차별화된 반응을 보였다"며 "국채 시장 상황과 잭슨홀 미팅 결과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예정된 바이백(조기 상환)을 확대하거나 국고채를 단순 매입하는 등 적기 대응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 차관은 "최근 은행 수익과 예대금리차 동향을 점검하고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제2금융권의 위험요인도 짚어보겠다"며 고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소비자와 금융기관의 부담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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