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봉 "오픈뱅킹, 빅테크-은행 정보 공유 방식으로 개선돼야" [2022 국회정책토론회]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8-29 16:24   수정 2022-08-29 16:32

김자봉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금융 혁신을 위한 금산분리 완화 쟁점과 과제`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제와 관련해 기존 은행권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을 지적하며 빅테크가 은행들과 금융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윤상현 국민의함 의원실과 한국경제TV가 공동으로 주최한 `금융혁신을 위한 금산분리 완화 쟁점과 과제` 국회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은행 등 기존 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산분리 규제 완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을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찾았다.

인터넷전문은행법이 도입되며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업이 가능해졌지만 은행과 금융지주는 금산분리 규제에 막혀 디지털화와 혁신 산업에 투자를 못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이같은 맥락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한 빅테크의 독점적 잉여가 소비자후생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캠브리지대학에서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핀테크와 빅테크의 상대적 비중을 조사한 결과 주요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 금융산업이 충분히 발전한 사회에서는 빅테크보다는 핀테크의 영향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빅테크 비중은 1% 미만인 수준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금융테크 기업 중 80~90%가 빅테크로 그 비중이 과도하다"며 "이 부분은 향후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금융데이터의 비대칭성 문제는 글로벌 차원에서도 중요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이 김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EU(유럽연합)가 대형 플랫폼의 금지사항을 규정하는 법안 `디지털 마켓 액트(Digital Market Act)`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독점 플랫폼들은 데이터를 가맹 소상공인 등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야 한다. 또 제3의 온라인 검색 사업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도 랭킹, 검색 등에 대한 데이터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

오픈뱅킹 서비스의 경우도 은행과 빅테크, 핀테크간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은행의 송금·결제망을 표준화시키고 개방해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인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은행이 가지고 있는 금융정보는 빅테크에게 제공되고 있다.

반면, 빅테크의 상품거래 정보가 은행에게도 제공되는 일명 `오픈 플랫폼`은 도입되지 않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시점에서 은행의 데이터 접근에는 비대칭성이 있다"며 "이러한 데이터 접근성이 해결되면 (은행의) 플랫폼 사업 진출이 상당 부분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 "미국과 영국의 경우 핀테크 업체들이 노숙자에 대한 금융서비스나 중소기업에 대한 무담보 장기대출을 제공하는 등 빅테크보다 핀테크 서비스가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포용` 효과가 더 크다"면서 "핀테크가 가장 많은 정보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장 바람직한 데이터 메커니즘은 빅테크가 은행에게 데이터를 주고, 이를 받아 은행은 핀테크에 데이터를 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방향으로 오픈뱅킹과 관련해 데이터 제공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선임연구위원은 금산분리 완화 방안으로 은행의 `플랫폼 사업 진출`을 제시하며 기존 빅테크 등의 플랫폼 독점을 억제할 수 있는 `플랫폼 다각화`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금산분리 이슈는 소유를 중심으로 한 규제와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한 규제, 이 두가지가 중요한 정책수단"이라면서 "은행이 대출을 해주면 생기는 `채권적 청구권`과 은행이 기업을 소유하면 생기는 `물권적 지배권`간에 충돌이 빚어지지 않는 방식으로 조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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