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고 고집스럽다? "성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일수도"

김수진 기자

입력 2022-08-30 14:56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질환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전문의들은 드라마에 나타난 특징이나 증상은 일부분이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는 다양한 특성이 있어 드라마만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판단하면 안 된다고 설명한다.

오미애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과 그 가족은 드라마가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며 "의료진의 눈으로 바라본 자폐 스펙트럼에는 다면적인 특성이 있으며, 개인에 따라 증상과 심각도가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발달 단계·연령 따라 증상 각양각색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필수 특징은 ‘상호 간의 사회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손상’,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양식의 행동 및 관심분야 또는 활동’이다(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 과거 자폐증, 고기능 자폐, 비전형적 자폐, 전반적 발달장애, 아스퍼거 장애 등으로 나뉘었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진단명으로 아우르게 됐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진단명은 같지만, 개인마다 발현되는 증상과 증상의 심각도가 다양하다. 개인의 발달단계와 연령에 따라서도 관찰되는 증상이나 심각도가 다를 정도다. 예를 들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면 대부분 언어 결함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말을 전혀 못 하는 경우에서부터 언어 지연, 말에 대한 이해력 부족, 반향 언어 또는 부자연스럽고 지나치게 문자 그대로인 언어사용에 이르기까지 정도가 다양하다.

오미애 교수는 "외래진료실에 오시는 부모님들이 `센터에 갔더니 얘는 눈 맞춤을 잘하니까 자폐가 아니래요`라거나 `우리 아이가 장난감을 일렬로 나열하고 까치발을 하고 서는데 자폐일까요?` 등의 질문을 하시는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단일 증상은 없다"며 "반대로 어떤 증상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보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단에는 임상의의 관찰평가, 보호자와의 면담, 타당성이 높은 표준화 된 행동 진단 도구들의 평가 등을 통한 다면적이고 상세한 평가가 필요하다.

●조기 발견 중요해…특징 있다면 확인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진단이 복잡하지만, 조기 진단·발견이 중요한 질환이기도 하다.

조기 발견을 위한 징후를 살펴보면 소아는 이름에 반응하지 않거나 기능적인 놀이가 늦게 발달하기도 한다. 기능적인 놀이를 해도 타인과 함께 하는 놀이는 하지 않는 편이다. 또한 사회적인 관심이 적고, 모방을 잘 하지 않는다는 징후가 있다. 장난감 등을 이상한 방식으로 탐색하기도 한다.

한편 성인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듣는 피드백은 `눈치가 없다` `융통성이 없다` `고집스럽다`가 많다.

자페 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면 같은 상태를 반복하려고 하고, 사소한 변화에 저항하려는 성향이 있어 같은 스타일의 옷만 고집하거나 같은 음식만 먹으려 하기도 한다. 또한 제한적이고 고정된 관심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만 계속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아 대화 유지가 잘 되지 않기도 한다. 눈맞춤이 어색해서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오미애 교수는 "이런 행동들은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싫어해서 하는 행동들이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이들의 특성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기에 다각도로 치료 접근해야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달 전반에 걸친 문제를 가지고 있어, 특정한 문제점만 다루거나 특정한 방법만을 사용해 치료하면 안 된다. 발달 전체를 촉진할 수 있게 포괄적이고 다각적이며 다학적인 접근방법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치료는 가능한 조기에 시작해야 한다.

오미애 교수는 "시기적으로 적절한 치료는 최대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데 한 예로, 처음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평가한 뒤 12개월 이내에 행동치료적 개입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며 "치료는 연령이나 개별적 발달에 따른 요구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평생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며 미국에서는 대체로 일주일에 20~40시간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언어치료, 응용행동분석(ABA), 감각통합치료, 놀이치료, 사회기술 훈련 등이 있다. 불안, 우울, 강박증, 과잉행동 및 주의력 결핍, 수면문제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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