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질환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증으로 진행한다. 또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약 11배 높아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말기신부전증 발생의 원인 질환은 당뇨병(49.8%), 고혈압(20.5%), 사구체신염(8.5%) 등이다. 그러나 당뇨병으로 생기는 신장질환은 매우 서서히 진행돼, 환자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만성신장질환에서 말기신부전증으로 진행하는 주요 기전으로는 신장 섬유화가 알려졌지만, 정확한 발생 원인과 이를 치료하는 약물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당뇨 이전이나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장기능 저하를 관리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했지만, 현재까지 당뇨병성신장질환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나 조기 진단, 중재가 가능한 지표는 보고된 바가 미미했다.
그런데 최근 김원호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당뇨 초기 환자에서 `젖산 대사체`가 직접 분비되는 것을 확인, 당뇨병성신장질환자 신장 조직에서 젖산 증가기 신장 섬유화·신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됐음을 발견했다.
이는 한국인 당뇨병성 신장질환(DKD) 환자들의 임상정보·자원을 활용한 연구 결과로,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중개연구 (Translational Research)’ 8월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당뇨병성신장질환자 53명과 정상인 16명의 신장조직, 혈액, 소변 등 비교) 당뇨병성신장질환자는 소변에서 정상인에 비해 젖산 분비가 2.7배 높았고, 사구체여과율은 2배 이상 낮았다. 요로 젖산 대사체 분비 증가에 따라 사구체 신기능도 감소했다.
신장기능 저하가 심한 경우, 요로 젖산 분비와 신장조직 섬유화가 일치되게 증가했다.
또한 당뇨병성신장질환자 신장조직에서 젖산유도단백질 A(LDHA) 발현 역시 신장조직의 사구체·세뇨관에서 모두 크게 증가했다.
김원호 박사 연구팀은 “해당 결과는 당뇨병성신장질환 환자에서 신장섬유화에 따른 신기능 저하의 원인으로, 젖산산증의 역할을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라며 "만성신장질환 발생 이전 단계인 당뇨병 단계에서 젖산산증을 소변에서 조기에 진단했고, 신장섬유화를 통한 신기능 저하를 사전에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음을 처음 확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대표적인 당뇨합병증인 만성신장질환 및 말기신부전증은 한번 발생하면, 평생 투석이나 신장이식에 의존해야 해 건강과 삶의 질이 가장 낮은 질환 중 하나"라며 "이들 질환 발생 예방과 감소를 위해 국립보건연구원은 당뇨합병증에 대한 국가연구 기반 구축 사업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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