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기업지배구조와 친환경 등을 테마로 하는 ESG펀드 역시 자산 유출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지배구조분석 전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올해 상반기 국내 ESG 펀드 순자산 규모는 작년 하반기 대비 10.8% 감소한 7조 548억원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ESG펀드는 2020년 상반기 5,383억원 규모에서 2021년 하반기 7조 9천억원 규모로 증가했으나 올해들어 순자산이 감소하는 추세다.
서스틴베스트는 상반기 ESG 펀드에서는 약 2,836억 원이 순유출되었고,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국내채권형 펀드에서의 유출세가 두드러졌다고 파악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ESG 펀드는 모두 127개로 지난 분기 116개와 비교해 11개 신규 설정됐는데, 이는 2021년 하반기 증가폭인 26개와 비교해 줄어든 것이다.
다만 서스틴베스트는 ESG 투자 전략별로 살펴봤을 때 ESG 테마투자(Thematic) 전략과 주주관여 (Engagement) 전략을 사용하는 ESG 펀드로 순유입세가 지속됐다고 봤다. 이 가운데 친환경 테마가 더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였고, 재무성과와 ESG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ESG 통합(Integration) 전략에 스크리닝(Screening) 전략을 결합하는 펀드가 증가하는 등 국내 ESG 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전략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ESG 펀드는 2021년 하반기에 이어 하락장세 속에서 시장 대비 하락폭이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국내주식형 ESG 펀드 수익률은 -19.07%로 같은기간 22.07% 하락한 코스피 대비 평균 3%포인트 웃도는 성과를 냈고, 국내채권형 ESG 펀드 수익률은 KIS 종합채권지수 대비 5.16%p 높은 -1.11%를 기록했다.
펀드 유형별 상위 수익률을 보면 상반기 ESG 국내주식형 펀드는 미래에셋TIGERFn신재생에너지 ETF의 0.04%를 제외하고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수익률 하락에도 친환경 기술 관련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환경 테마 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상반기 ESG 국내 채권형 펀드 가운세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하이ALL바른ESG채권증권투자신탁으로 2.78%를 기록했고, 흥국ESG2년만기증권투자신탁은 0.7%, 한화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이 0.45%의 성과를 냈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모닝스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ESG 펀드 ‘그린워싱’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파리협정 연계 벤치마크(PAB)와 기후 전환 벤치마크(CTB) 등 해외 펀드 시장에서 부상하는 기후 벤치마크와 이를 추종하는 펀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파리협약 목표와 투자 활동을 일치시키려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향후 기후 벤치마크 추종 펀드의 상품의 출시와 투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 투자전략이 점차 고도화되는 등 ESG 펀드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곡점이 되면서 ESG 회의론이 제기됐지만 ESG 투자의 장기적 성격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ESG 펀드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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