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분 좋게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오늘 시장, 어떻게 정리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명절 준비를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뒤 별다른 움직임 없이 마감까지 강세가 이어졌는데요.
오늘 양 시장 상승을 이끈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국제유가` 입니다.
간밤 국제유가가 5% 넘게 급락하면서 지난 1월 11일 이후 최저치인 81달러까지 내려왔는데요.
전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원유 최대 수요국 중 하나인 중국이 코로나19로 도시를 봉쇄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하락한 겁니다.
두 번째는 `미국증시` 입니다.
최근 들어 우리 증시와 미국 증시의 커플링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간밤 미국증시가 국제유가와 국채금리의 하락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일제히 상승했는데요.
연휴를 앞둔 우리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국채금리 하락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 넘게 오르면서 오늘 코스닥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마지막은 환율입니다.
연일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이 간밤 달러 약세 여파에 8.7원 급락세로 개장했는데요.
장중 낙폭을 줄이고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외환 당국으로 추정되는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결국 3.4원 하락 마감했습니다.
<앵커>
나흘 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동안 여러 굵직한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국제유가였던 만큼 연휴 동안 유가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요?
<기자>
이번 연휴 기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할 이벤트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와 파월 의장의 연설 등 대형 이벤트가 열리는데요.
두 내용은 잠시 뒤 고웨스트 코너에서 자세히 다루는 것으로 하고, 저는 EU 에너지장관 회의에 주목했습니다.
최근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간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덜어냈는데요.
시장은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변수가 많습니다.
OPEC+의 10월 감산 결정이 변수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 5일 OPEC+는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10만 배럴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소식에 국제유가는 3% 가까이 올랐는데요.
불과 이틀만에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곤두박질 친겁니다.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연장으로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왔는데요.
이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우리 시장은 국제유가 등락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인데요.
국제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은 비용 증가로 타격을 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 중 하나가 국제유가인 만큼 향후 유가가 계속해서 우하향 한다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OPEC+이 결정한 하루 10만 배럴 감산은 시장이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유가가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앞으로 하락할 일만 남은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해 가스 공급 중단을 연기하자 G7은 이달 초에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도매 가격에 대해 일정 부분 상한선을 두는 `석유 가격상한제`에 합의했습니다.
석유 가격상한제는 특정 가격 이하의 러시아산 원유에만 해상 운송 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석유 가격상한제에 동참하는 유럽 국가에 대해 에너지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맞대응 했는데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수입을 차단해야 한다면서, 내일 열리는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을 제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은 전기료로 큰 매출을 기록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업체의 이익을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가 주도한 제재에 러시아가 즉각 대응하며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인데요.
이에 따라 추석 연휴 기간 국제유가가 또 한번 출렁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내일 예정된 EU 에너지장관 회의 결과와 국제유가, 천연가스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박 기자, 연휴 기간 해외 증시는 정상적으로 열립니다.
서학개미들이 참고하면 좋을 소식이 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증권업계가 연휴 기간 서학개미들을 위한 별도 인력을 배치했는데요.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연휴가 새로운 서학개미들을 대거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이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자세한 내용 박해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해린 기자>
우리시간 오늘 밤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연설.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로 인해 휴장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증권가에선 연휴 기간 해외주식 거래량이 평소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서학개미` 모시기에 나섰습니다.
삼성증권은 야간 거래는 물론 연휴에도 평소처럼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NH투자증권은 연휴 기간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해외주식 야간데스크를 운영할 방침입니다.
원화 주문 서비스도 그대로 운영해, 별도의 환전 신청 없이 미국과 중국, 홍콩, 일본 주식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해외주식은 물론 해외파생과 차액결제거래(CFD) 데스크를 24시간 열어둘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이 24시간 해외주식 데스크를 운영해 서학개미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상반기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 급감을 경험한 증권가. 서학개미를 잡기 위한 증권사간 경쟁은 추석 연휴에도 이어집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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