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공화주의자들은 찰스 3세의 왕위 계승이 자신들의 군주제 철폐 주장에 힘을 실어줄 기회라고 보고 목소리를 높일 채비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많은 공화주의자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후 국민적 애도 분위기 때문에 주변에 쉽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못하고 있으나 공화주의자 단체는 지금이 겁먹을 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국민이 국가원수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운동 단체 `리퍼블릭`의 그레이엄 스미스 대변인은 "공화제에 찬성하는 사람도 주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히 발언하지만, 왕실 역시 공공기관으로서 토론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공화주의 또는 군주제 철폐의 분위기는 여왕의 장례식을 전후해 많이 가라앉겠지만 머지않아 왕실의 장래에 관해 새로운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면서 되살아날 것이라고 스미스 대변인은 전망했다.
특히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국민의 존경이 공화주의를 억누르는 측면이 있었으나 새 국왕 찰스 3세는 이러한 존경과 무게감을 물려받지 못했다는 점을 짚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가 발표된 이후 온 국민이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 속에서도 `리퍼블릭`에 대한 지지 역시 치솟고 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스미스 대변인은 여왕 서거 발표 후 24시간 동안 팔로워가 2천명 늘었다면서 "신입 회원 가입도 크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화주의자들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군주제 철폐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인정해 왔다.
하지만 스미스 대변인은 "찰스 국왕의 즉위는 완전히 다른 상황을 초래했다"면서 "군주제에 대한 지지가 한번 떨어지면 다시는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여왕의 즉위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군주제 지지는 62%로 상당히 높았지만 10년 전의 73%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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