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현지시간) "난 언제든 중국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이타(ITA) 항공이 제공한 특별기편으로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떠나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열리는 제7회 세계·전통 종교지도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교황은 오는 15일까지 사흘간 카자흐스탄에 머물며 중앙아시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에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렸다.
만약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 주석과 만나면 이는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끄는 교황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와의 역사적 첫 만남이 된다.
시 주석은 14∼16일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기내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말에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그것(시 주석과의 회동)에 관해 들은 바 없다"면서 "나는 언제든 중국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교황과 시 주석이 같은 날(14일), 같은 도시(누르술탄)에 있게 되지만 두 사람의 회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바티칸은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인 1951년 중국과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현재 바티칸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하며 중국과는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바티칸과 중국의 관계가 최근 호전되긴 했지만, 교황이 시 주석과 스쳐 지나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직접 만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망했다.
교황은 14일 세계·전통 종교지도자대회 개막 연설을 한 뒤 오후 미사를 집전하고 15일에는 카자흐스탄의 가톨릭 신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에는 가톨릭 신자가 총인구(1천900만명)의 1% 미만이다.
이번 카자흐스탄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한 이래 38번째 해외 순방이다.
교황은 이번 순방을 앞둔 지난 11일 "평화를 열망하는 같은 형제로서, 전 세계가 갈망하는 평화에 대해 서로 대화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의 대면은 무산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인터뷰 등을 통해 카자흐스탄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키릴 총대주교 역시 이 행사에 초대받았고 참석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막판에 불참을 결정했다.
세계·전통 종교지도자대회는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후 가톨릭과 불교, 이슬람, 성공회, 정교회, 유대교, 힌두교 등 세계 각국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3년마다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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