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금수 조치 속에 러시아산 석유·석탄·가스를 싼값에 수입해 큰 이익을 챙기고 있다.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거부하자, 이를 할인된 가격으로 대거 사들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4∼7월 러시아산 원유수입량은 작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러시아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도 각각 50%, 6% 이상 증가했다. 중국과 러시아 간 광역 송전선을 통한 러시아산 전력 수입도 39% 뛰었다.
중국은 올해 러시아로부터 석유·석탄·가스·전력 구매에 436억8천만달러(약 60조7천500억원)를 지출했다.
그러나 이는 예년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이를 통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기 침체 시기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양국의 에너지 거래 급증은 중국 해관총서(세관 격)의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7월 러시아산 원유 점유율은 중국 전체 수입량의 19%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15%보다도 4%포인트 높았다.
로이터는 중국이 지난 4∼7월 러시아산 원유 구매로 30억달러(약 4조1천700억원)를 절약한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t당 약 708달러이지만, 다른 나라의 원유 가격은 평균 816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으며, 중국은 이 기간에 자국 내 소비 감소로 생긴 잉여분 LNG를 유럽과 일본으로 재수출해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서방의 금수 조치로, 지난 7월 중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은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산 석탄의 t당 수입 가격은 150달러로 동일한 품질의 호주산(t당 210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로이터는 러시아산 에너지의 주요 구매처인 유럽이 금수 조치에 가담하면서 생긴 공백을 중국이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할인된 가격으로 사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러 에너지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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