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산업은행(산은) 등 국책은행 노조를 포함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결국 16일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금융노조의 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평균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으며 5% 이상의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금융인들의 파업에 여론이 싸늘한 만큼, 실제로 파업에 참여하는 은행 직원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예정대로 이날 하루 전면 파업을 진행한다. 따라서 파업에 참여하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이날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도심에서 1만여명(집회신고 기준) 규모의 집회·행진 투쟁도 벌인다.
앞서 지난달 19일 금융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바 있다. 노조의 파업 예고 이후 지금까지 금융노조와 사측(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은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4일 오후에는 노사 대대표(금융노조위원장-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 교섭이 있었고, 파업을 하루 앞둔 15일에도 실무진의 물밑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우선 임금 인상률의 경우 공식적으로 금융노조는 5.2%를, 사측은 2.4%를 제시한 상태다.
노조 인상안이 당초 6.1%에서 5.2%(한은 물가 상승률 전망 근거)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에 이르는 만큼 사측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 근로시간 단축(주 4.5일 근무제 1년 시범 실시) ▲ 점포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 임금피크제 개선 ▲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중단 ▲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 산은 부산 이전 중단 등 노조의 다른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사측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다룰 내용이 아니다"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을 피하지 못했지만, 이날 금융소비자들이 금융거래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실제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노조는 "전국 7천여 사업장에서 조합원 10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 노조원들의 분위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조에서 계속 파업 참여를 독려 중이지만, 명분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고객과 접점에 있는 영업점 직원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사측 추산에 따르면 파업에 (당행에서) 노조 간부급 위주로 100여명 정도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2016년 총파업 당시에도 전체 은행권 직원 수 대비 참가율은 약 15%, 4대 시중은행의 참가율은 약 3% 정도에 불과했다.
다만 산은의 경우 현재 부산 이전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쳐 이번 파업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른 금융기관과 금융당국도 6년 만의 파업을 앞두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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