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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가 키운 경기침체 우려···강달러에 불붙인 파운드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입력 2022-09-16 22:50  

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6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어제 장 마감 후 나온 페덱스의 우울한 전망이 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페덱스는 회계연도 2023년 1분기인 지난 6월부터 8월까지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매출 232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3.4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는 배송 서비스 범위 일부를 축소하는 한편 사무소 90곳의 문을 닫고 고용도 동결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요. "세계 경기가 상당히 나빠지고 있다"며 지난 6월에 내놓았던 연간 실적 가이던스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티커종목명 FDX인 페덱스는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20% 넘게 하락중입니다. 오늘 장 마감까지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페덱스의 주가는 지난 1987년 검은 월요일 때의 하루 낙폭보다도 더 크게 하락한 날로 기록될 겁니다.

미국의 UPS 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페덱스와 경쟁하던 도이체 포스트와 로열 메일 등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페덱스의 실망스러운 실적과 전망이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가 아니라 전체 물류 업황 악화,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를 더하는 신호로 시장이 해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서 세계 은행이 내놓은 경고와 맞물려서 오늘 장에 공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가운데 또다른 악재로 하락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우버는 개장 전 5% 넘게 주가가 떨어졌는데요.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해킹한 18세 해커가 내부 망에 외설적인 사진 등을 게재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우버도 공식적으로 해킹 사실을 조사중이라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아직 개인정보 관련 피해가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해커의 행동으로 봐서는 철없는 어린 해커의 장난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5천만 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되어 1억 4,800만 달러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불한 전적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오늘은 옵션 만기일들이 겹쳐 변동성이 높은 날인데 시장 투자심리가 개장 전부터 좋지 않은 모습인데요. 거시 환경과 경제지표도 살펴봐야겠습니다. 조금 뒤인 현지시간 오전 10시에는 9월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가 나옵니다. 미국의 소비 심리를 알 수 있는 지표죠. 시장 예상치는 전달보다 소폭 상승한 60입니다. 예상 기준금리 경로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소비자 신뢰지수와 함께 나오는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지난 달 나온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8%였습니다.

현재 미국 증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달러 강세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달러인덱스는 조금 전 110선을 넘어섰습니다. 어제 영국의 소매 판매 지표가 예상보다도 나쁘게 나오며 파운드화가 급락한 영향이 달러 강세 요인이 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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